'특허 괴물' 잡는 IP펀드 상반기 나온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12.04.1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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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권 전문 자산운용사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 출범 간담회

"삼성전자와 애플의 싸움은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것입니다. '특허'라는 독점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죠. 싸움은 모바일에서 끝날 게 아니라 IT(전기전자)에서 자동차, 에너지, 의료, 나노 분야로 넘어갈 겁니다."

김홍일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 대표는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서 "기업가치 중 무형가치(특허권 등)비중이 급등하고 있어 앞으로 지식재산 창출, 활용 능력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삼성과 애플을 예로 들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현재 9개국에서 30여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애플은 무형자산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90%(2011년 7월 기준)에 달하는 반면 삼성의 경우 무형자산 비중이 38%(2010년 4월 기준)로 애플과는 대비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애플은 공장이 없고, 아이디어만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제조업 중심이지만 앞으로는 특허와 아이디어등 지식재산권(IP)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120여개 부품으로 구성된 스마트폰 안에 무려 7만개의 국제특허가 담겨 있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애플과 노키아는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해 NPE(특허전문관리회사)를 앞세워 국제적인 소송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라이선스 사용료로 지급하는 돈은 해마다 수조원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식재산권의 파워를 보여주는 과거 사례도 들었다. 지난 1998년 한국존슨이 '래이더''라는 살충제로 한국에 진출했지만 '에프킬라'를 이기지 못했다. 결국 한국존슨은 270억원을 주고 '에프킬라' 상표권을 사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 썬파워, 로케트 등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은 지식재산권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삼는 전문자산운용사다. 이 회사는 '특허괴물'이라고 불리는 NPE로부터 국내 기업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기업 특허를 투자대상으로 삼아 수익을 창출하는 IP펀드를 출시한다.


기업이 보유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처럼 보유 특허권을 펀드에 매각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펀드는 기업으로부터 일정 수준의 특허 이용료를 받아 기본적인 수익을 내면서 특허를 제3의 복수 기업에 임대해 추가 수익을 추구한다. 만기는 3년 이상이며, 3년 이후 특허권은 기업에 재매각되는 구조다.

김 대표는 "현재 유휴 IP를 보유한 우량 기업 3곳과 지식재산권 매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기관 투자가들의 자금을 모아 상반기 안에 1000억원 규모로 1호 IP펀드(사모펀드)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은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지식재산 투자 전문기업 인텔렉츄얼디스커버리가 100% 지분을 출자했다. 이 회사는 현재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가 24.97% 지분을 갖고 있고, 이 외에 포스코 (405,000원 ▼2,000 -0.49%), 한국전력, SK하이닉스, LG전자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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