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범경기 막판까지도 이종범은 올시즌을 현역에서 뛸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선동열 감독의 최종 판단은 달랐다.[사진제공 OSEN]
올해로 만 42세인 KIA 이종범은 이순철 수석코치로부터 2012 프로야구 개막전 1군 엔트리 제외를 전해 듣고 자신이 직접 선동열 감독에게 확인한 뒤, 전격적으로 은퇴 결정을 KIA 구단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런 사태가 올 것이라고 전혀 예상 못한 선동열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 그리고 구단까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야구계는 물론 팬들도 이종범의 은퇴 소식을 ‘만우절’ 해프닝으로 생각했을 정도였다.
간단하게 설명해 선동열 감독과 이종범은 그 정도의 사이다. 광주일고 선후배에 해태는 물론 일본 주니치에서 함께 뛰었다.
이종범의 ‘폭탄 선언’ 이후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갔다. 이종범 자신은 물론 선동열 감독과 구단의 손을 떠나 버렸다. 선동열 감독은 이종범에게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를 해주기로 했고 구단도 약속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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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첫 반응은 이종범의 반발에 가까운 ‘사양’이었다. 그렇다고 선동열 감독이 은퇴를 취소 시키고 1군 엔트리에 포함 시켜 원만하게 정리해줄 수도 없게 됐다. 이미 다른 경로를 통해 온 세상에 다 알려져 버렸기 때문이다.
선동열 감독에게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최상의 전력을 구성하기 위해 이종범을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시킬 수 밖에 없다는 판단, 코칭스태프의 건의나 보고가 있었더라도 이를 함구 시켜 놓고 이순철 수석코치를 통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직접 이종범을 불러 ‘밀담(密談)’ 혹은 대외비를 통해 설득시켰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수석코치의 역할도 있고 이순철 수석과 이종범의 관계 역시 각별하다고는 하지만 ‘야구 천재’의 길을 걸어온 이종범으로서는 42세의 나이에 자신의 실력이 1군에 포함되지 못할 정도라는 것을 다른 코치들까지 다 알고 그 문제를 놓고 회의도 했을 것이라는 점이 더 자존심 상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동열이 형’이 마지막 기회를 줄 것으로 믿었는데 혼자 착각한 것 아니냐는 자책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 (하)편에 계속됩니다
장윤호는... 서울 중앙고등학교 시절 고교야구의 전성기를 구경했으나 그 때만 해도 인생의 절반을 야구와 함께 할 줄 몰랐다. 1987년 일간스포츠에 입사해 롯데와 태평양 취재를 시작으로 야구와의 동거가 직업이자 일상이 됐다. 한국프로야구 일본프로야구 취재를 거쳐 1997~2002년까지 6년 동안 미국특파원으로 박찬호의 활약과 메이저리그를 현장에서 취재하고 귀국한 후 일간스포츠 체육부장, 야구부장, 편집국장을 지냈다. 2003년 MBC ESPN에서 메이저리그 해설을 했고 2006년 봄 다시 미국으로 떠나 3년 동안 미 프로스포츠를 심층 취재하고 2009년 돌아왔다. 현재 국내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스타뉴스(Starnews)' 대표, 대한야구협회 홍보이사, 야구발전연구원이사, 야구발전실행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2006년 3월 '야구의 기술과 훈련(BASEBALL Skills & Drills)'을 번역 정리해 한국야구 100주년 특별 기획으로 출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