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식사족' 입 맞춰라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2.03.2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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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창업트렌드/싱글족 잡기 나선 프랜차이즈 업계

프랜차이즈 업계가 싱글고객에 집중하고 있다. 1인분 포장식품을 판매하거나 혼자 식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두는 곳이 늘고 있다. 싱글족을 겨냥해 '편리함'과 '소량판매', '스피드'를 내세우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역시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경향은 전통적인 가족 형태가 해체되고 2~3인 이하의 핵가족과 1인 가구가 크게 증가하는 현상과 맞물린다. 오는 2014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전체 가구의 3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싱글족의 먹을거리 고민 해결을 위해 준비한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시스템은 '간편조리식품', '테이크아웃', '1인좌석 마련' 등이 있다.

 
◆포장만 뜯어 빠르고 깔끔하게

간편조리식품 하면 편의점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업체 역시 포장만 뜯어 빠르고 깔끔하게 즐길 수 있는 간편조리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포장기술을 개발, 음식점에서 먹는 맛을 똑같이 집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맛과 영양을 그대로 담아낸다.



음식점 주인 입장에서는 테이크아웃 판매가 매출 상승 견인차 역할을 해준다.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고 적은 인력으로도 효율적으로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게 매력이다. 무엇보다 소점포에서도 안정적이면서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본아이에프에서 지난달 23일 출시한 '아침엔본죽'은 우리쌀로 만든 간편한 아침대용식이다. 한우사골죽, 마늘닭죽, 치킨커리죽, 계란버섯죽, 병아리콩고구마죽 등 5종으로 현재는 훼미리마트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아침엔본죽은 합성착향료 등의 화학첨가물을 배제하고 미네랄 함량이 풍부한 국내산 천일염을 사용했다. 신선함을 살리기 위해 전 제품을 냉장 보관·유통하는 것도 장점이다. 뿐만 아니라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 PP재질의 용기를 써서 취식의 편의를 더하고 뚜껑 사이에 접이식 숟가락을 내장해 언제 어디서나 2분만 돌리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했다.


'1++' 최상품 한우만을 고집하는 프리미엄 고깃집 '하누소'는 일찌감치 온라인과 테이크아웃으로 간편조리식품을 판매해 재미를 보고 있다. 3.3㎡ 정도인 테이크아웃 판매대에서 하루 평균 400만∼5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성수기에는 600만원 선을 넘나든다. 명절이나 연말, 주말이면 온라인 주문도 폭주한다.

이에 힘입어 하누소는 '고스라니'라는 브랜드를 론칭, 테이크아웃을 포맷으로 한 프랜차이즈를 시작했다. 주요 메뉴는 갈비탕, 육개장, 도가니탕 등을 비롯해 갈비찜, 불고기 등 10여개 품목이다. 모든 메뉴는 자체 식품가공공장에서 완제품형태로 매장에 공급한다. 가맹점주는 판매만 하면 된다.

하누소의 제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정통 '한식'이기 때문이다. 음식점에 방문해야만 먹을 수 있던 한식메뉴를 퓨전 메뉴가 주를 이루던 테이크아웃 시장에 내놓자, 잠재수요가 드러나게 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죽전점에 자리한 '상해식품점'은 20㎡가 되지 않는 공간에서 하루 평균 500만∼6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딤섬의 단가는 개당 1000∼2000원. 하루 종일 장사진을 치는 매장 분위기는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매장 한쪽에 직접 먹을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됐지만 이곳 역시 테이크아웃 고객이 전체의 3분의 2를 넘는다.

상해식품점의 다른 점포인 신세계본점, 센텀시티점 등도 이에 버금가는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해식품점은 '상하이짬뽕' 등 중식 프랜차이즈를 전개하는 아시안푸드의 연계 브랜드다.

'피니치니'는 배달위주의 운영방식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표방한 것. 넓은 매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창업비용 역시 저렴하다. 피니치니 본사는 탄탄한 가맹점 물류공급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가맹본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생산시스템과 물류네트워크로 가맹점은 낮은 원가에 식재료를 납품받을 수 있다.

 

◆매장 구조·식탁 크기 자체를 바꿔

요즘 음식점들의 테이블 크기가 줄고 있다. 3~4인용 테이블보다 1~2인용 테이블을 들여 놓는 곳이 늘고 있다. 주방 앞에 바 형태의 긴 테이블을 마련한 곳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혼자 식당에 찾아와 간단히 식사를 하고 가는 고객이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싱글 고객의 특징은 매장에 머무는 시간이 짧다는 점이다.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는 국수전문점과 짬뽕전문점 등 면 요리를 주로 취급하는 브랜드의 싱글고객 비중이 높다. 면 요리의 서빙시간이 비교적 짧기 때문이다.

'상하이짬뽕'은 모든 테이블이 1~2인용이다. 식기도 모두 1인분을 기준으로 제작했다. 일반 탕수육보다 중량을 줄인 미니탕수육이 인기메뉴다. 혹여 단체손님이 오면 테이블을 붙이면 그만이다.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셰프의국수전'은 최근 모든 메뉴를 포장 판매하는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실시해 싱글족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식사시간 매장에 자리가 없어서 돌아가야 하는 고객과 가맹점주들의 요청으로 마련됐다. 보온기능이 높고 음식이 불지 않도록 하는 포장 용기도 특별 제작했다.

카페가 대중화되면서 음료와 함께 베이글이나 브레드, 파니니, 샌드위치, 와플 등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싱글족도 늘었다. 카페에서 책을 보거나 노트북을 사용하며 브런치를 즐긴다.

'모스트'는 갓 구운 브레드에 고객의 기호에 따라 계절과일과 샐러드, 파스타를 넣어 준다. 메뉴는 토마토베이컨브레드, 토마토모짜렐라브레드, 치킨샐러드브레드, 햄키즈베이컨브레드, 치즈브레드, 웰빙오렌지브레드 등으로 구성됐다. 한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콘샐러드는 신선한 야채가 듬뿍 들어가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고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와플킹'의 와플은 쌀가루로 만들어 식사 대용으로 손색이 없다. 와플킹은 아메리칸 스타일 와플 중 메뉴가 가장 많은 브랜드다. 10여가지의 토핑을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무려 1년3개월간의 연구 끝에 메뉴개발에 성공해 시장에 선보이게 됐다.

도시락전문점, 배달전문점 역시 싱글족에게 사랑받는 외식형태다. 전화 한통이면 집까지 배달해주고 뚜껑만 열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포장해준다. 혼자 식사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거부할 수 없는 이 시스템의 매력은 '간편함'으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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