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유도 달인'이 꿈꾸는 '인생 한판승'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2.03.1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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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장현호 기아차 유도동호회 사범, 금메달 보다 중요한 '심신단련'

장현호 사범장현호 사범


"흔히들 유도를 과격하기만 한 운동이라고 생각하지만 심신의 높은 수련을 요구하는 운동입니다. 5분 내에 상대의 무게 중심을 빼앗아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죠. "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 가면 유도 도복을 걸친 '달인'을 만나볼 수 있다. 조립 2부에서 준중형차 '포르테'를 만드는 장현호(38) 씨다. 장씨는 화성공장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출범한 유도동호회의 사범이다.



장씨는 원래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키우던 유도 유망주였다. 유도부원이 되면 매일 빵과 우유를 준다는 체육선생님의 말에 초등학교 4학년 때 유도를 시작했다. 전국 최고의 유도 명문고인 남양주 금곡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큰 부상을 당하며 올림픽의 꿈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그에게 유도는 운명이었다. 군 제대 후 2003년 기아차에 입사하자마자 화성공장 유도동호회의 사범으로 초빙됐다. 지금까지 9년 간 사범으로 봉사했다. 현재 110명의 화성공장 직원들이 동호회에서 활동중이다.



동호회에 대한 자부심도 남다르다. "동호회 유도복 어깨에 '기아'라고 새겨져 있죠. 유도회 회원들은 기아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시합장에서 치열한 경기를 펼칩니다"

그러다보니 성적도 좋다. 선수로 등록되지 않은 순수 유도인들만 출전하는 '전국 생활체육유도대회'에서 2008년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의 성적을 올렸다. 대회의 모든 경기에서 메달을 딴 셈이다.

"시합에 나가면 고등학생들과 부모님들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기아차에 입사할 때 가산점이 있냐고 물어봅니다. 이럴 때 마다 심신 단련을 위해 흘리는 땀방울은 기아차 입사에도, 세상을 사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죠"


직원 자녀들의 심신 수련에도 관심을 쏟는장 사범은 2008년 '사우 자녀 유소년 유도회'를 창단했다. 지난해에는 당시 초등학교 6학년생이던 서 모군이 생활체육 전국 유도대회 66kg 이하 급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서 군은 현재 '유도명문'인 안산 관산중학교에 진학해 장 사범이 못 다 이룬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주말에는 경기체육고등학교 선수들과 우리 회원들이 함께 운동을 해요. 체육고등학교 선수들이다 보니 연습시합을 하면 우리 회원들이 하나둘씩 모두 매트에 내리 꽂히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시합에 임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정말 뿌듯합니다"

오는 9월 전국생활체육유도대회에서의 '한판승'이 목표인 장 사범은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오늘도 체육관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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