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전기차 '볼트' 판매부진에 생산중단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12.03.0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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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3일까지 5주간 한시적으로 공장가동 중단

GM, 전기차 '볼트' 판매부진에 생산중단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야심차게 출시한 전기차 쉐보레 볼트(Volt.사진) 생산을 5주간 전격 중단한다. 높은 가격과 차량 화재 사건 이후 부정적 이미지가 겹쳐 판매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GM은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쉐보레 볼트를 생산하는 디트로이트 햄트래믹 공장 가동을 멈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1300명의 직원들은 일시 해고 상태에 놓이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M에게 볼트는 큰 이슈라고 지적했다. 개발에 수억달러를 쓴데다, 프리우스가 토요타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인식을 제고한 것처럼 볼트의 후광효과를 기대해왔기에 볼트의 판매부진은 GM 입장에서 큰 문제라는 것이다.

크리스 리 GM 대변인은 "볼트 판매가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는 현재 재고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1529대였던 볼트 판매대수는 올해 1월 603대로 하락했다. 지난달 1023대로 회복됐지만 기대에는 크게 못미친다.



GM은 당초 2011년 1만대를 팔고, 2012년엔 판매량을 6만대까지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작년 판매량이 7671대에 그쳤고, 올 들어 두달간 판매량 역시 1626대에 머물러 목표치 달성은 일찌감치 물건너 간 상태이다.

반면 기름값 상승 등의 여파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차 등 전체 친환경 차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자동차 전문사이트인 에드먼드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친환경 차의 미국내 시장 점유율은 3.2%로 지난해 2% 수준에서 늘어났다.

하지만 볼트는 친환경 차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 판매가 부진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볼트의 대당 가격은 7500달러의 세제지원에도 불구하고 3만3500달러에 달한다. 다른 전기차에 비해 수천 달러 가량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충돌 실험 이후 볼트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한 이후 불거졌던 배터리 안정성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볼트에 장착된 리튬 이온 배터리는 LG화학 (398,000원 ▼6,000 -1.49%)이 독점 공급하고 있고 있다.

미국 당국은 정밀 조사를 벌인 후 배터리 등 차량에는 결함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에게는 볼트차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크게 박혔다.

캘리포니아 데이비스에 사는 잭 도맬드선은 WSJ에서 자신과 부인은 볼트 구입을 검토했지만, 짧은 주행거리, 비싼 가격, 지원 시설 미흡, 불확실한 성능 등을 고려해 프리우스를 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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