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 이 기사는 02월29일(13:26)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선종구 회장의 장남, 선현석 HM투어 대표와 그가 지배주주(70%)로 등재된 아이에이비(IAB)홀딩스가 하이마트 주식 100만 주(4.24%) 매입 잔금을 이달 초 유진기업 측에 완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현석 대표 등은 당초 지난 2010년 12월 유진과 하이마트 주식 100만 주(당시 5.25%)에 대한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선 대표는 주당 5만 원에 유진과 계약을 체결했고 500억 원 가량의 대금을 지난해 3월 말까지 내기로 약속했었다.
선 대표의 계약 이행과 별개로 유진은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주식 100만 주를 팔았다고 하지만 이 매매 계약은 몇 가지 의문점을 갖고 있다.
우선 유진이 왜 선현석 대표 등에게 이를 팔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 '재무개선 차원에서 하이마트 주식을 시장에 내놓아 현금을 확보하려했다면 선 대표가 아닌 제3자에게 팔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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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을 눈앞에 둔 시기에 당시 5%가 넘는 지분을 자의에 의해 내놓았다는 사실을 일반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 목적물에 대한 선 회장 측의 콜옵션이 존재했고 상장에 앞서 이 권리가 행사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상장 과정에서 자문사나 규제당국에 의해 주요주주의 변동 사실이 문제시 되지 않은 점도 의아하다는 지적이다.
당시 계약의 매매가격도 이 같은 콜옵션 존재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 선 대표 등은 100만 주를 주당 5만 원에 취득하기로 계약했다. 이 수준이 유진으로서는 상당히 불리한 조건이었다는 것이다. 하이마트는 유진과 선 대표가 계약을 맺고 난지 6개월 만에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하이마트의 IPO 공모가는 주당 5만9000원으로 정해졌고 이 주식은 상장 후 넉 달 만에 9만5000원대까지 상승했다.
이같은 의문에 대해 유진그룹은 "직전 투자했던 H&Q, IMM이 주당 4만7500원에 CPS를 발행했기 때문에 그보다 더 높은 가격(5.26% 높은 주당 5만원)에 투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당시만해도 최대주주인 유진에 우호적이고 회사 사정에 밝은 선종구 대표가 의지를 보여서 선 대표측에 매각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물론 앞선 의문들은 결과론적인 문제에 기인한 것이라고 치부될 수 있다. 하지만 유진이 이 계약의 상대방을 선종구 회장이 아닌 선현석 대표로 지정한 것과 선 대표가 어떤 경로로 자금을 조달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는다.
선 회장 측에 콜옵션이 있었고 이를 행사한 것이라면 선 회장이 직접 지분을 사들였어야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그의 아들이 이 계약을 주도한 것은 해당 매매 계약에서는 선 회장의 지명이나 의지에 따라 문제가 없더라도 상속과 세금이라는 다른 이슈를 낳는다.
선현석 대표가 500억 원이라는 거금을 어떤 경로로 조달했는지도 관심이다. 선 대표는 하이마트 계열사 HM투어를 맡고 있지만 자신의 능력으로 500억 원을 조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 때문인지 선 대표는 자신의 이름으로는 지난해까지 100만 주 중 20만 주(0.85%)를 거두는데 그쳤고 나머지는 자신이 소유한 IAB홀딩스를 활용했다.
선종구 회장 일가는 검찰로부터 역외탈세와 회사자금 유용 등의 비리혐의 조사를 받고 있는데 IAB홀딩스는 이 문제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받은 투자회사다. IAB홀딩스는 선 회장 일가가 춘천 엔바인리조트라는 골프장을 개발하는 사업에도 깊숙이 관계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IAB홀딩스에 주목하고 있는 건 이런 맥락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