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K9
MDPS를 적용할 경우 차량 전체의 무게가 줄어 연비가 개선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절감되지만 핸들링 감각이 떨어져 주행 재미가 반감돼 고급차종인 K9에는 탑재되지 않은 것.
2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K9은 MDPS가 적용되지 않은 채 출시될 예정이다. K9을 비롯해 현대·기아차가 생산하는 대형 고급세단에는 모두 MDPS가 탑재되지 않는다. 현대차 (244,000원 ▼3,000 -1.21%)가 판매중인 에쿠스와 제네시스는 물론, 제네시스를 플랫폼으로 개발된 제네시스 쿠페에도 MDPS는 적용되지 않는다.
현대·기아차가 MDPS를 대형 세단에는 적용하지 않는 것은 핸들링 감각이 반감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MDPS를 적용할 경우 연비가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하지만 핸들링 감각이 다소 떨어져 대형세단에는 아직 적용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MDPS가 적용된 아반떼를 기준으로 보면 MDPS가 적용되지 않았을 때 보다 차량 무게가 5kg 가량 줄어들고 연비는 3.1% 가량 개선됐다. 기존 유압식 조향 시스템은 작동을 위해 오일 주입이 필요한데 MDPS는 그럴 필요가 없어 빠진 오일만큼 경량화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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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K9을 비롯한 대형 세단에는 MDPS 대신 기존의 유압식 조향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한 '전기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을 적용중이다. 전기유압식은 기존과 같이 유압식이지만 엔진의 힘이 아닌 전기를 이용해 작동한다. 때문에 어느 정도의 경량화와 핸들링 감각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설명이다.
하지만 벤츠 E클래스와 S클래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준대형 이상 차종에는 핸들링 감각까지 배가시켜주는 셋팅이 적용된 전동식 조향장치가 적용된다. 현행 S클래스와 E클래스가 처음 등장한 2009년 무렵부터 대형 세단에도 전동식 조향장치가 탑재된 셈이다. BMW 5시리즈에도 전동식 조향장치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대·기아차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급의 품질로 도약하기 위해 핸들링 감각까지 보완된 MDPS의 대형세단 적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대형급 차량에는 8단변속기와 직분사엔진이 이미 탑재돼 파워트레인 부문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이미 따라잡은 상태"라며 "하지만 핸들링 감각까지 충족시켜주는 전동식 조향장치 등 감성품질 부분에서는 다소 부족하다"고 말했다.
물론 현대·기아차는 핸들링 감각을 보완한 대형세단용 MDPS 기술을 이미 보유중인 상태다. 다만 현재 출시된 대형세단의 개발 단계에서 MDPS를 적용할 타이밍이 맞지 않아 탑재를 미뤘다는 설명이다. 현대·기아차의 MDPS는 현대모비스 포승공장에서 생산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MDPS의 대형세단 적용은 차량 개발단계부터 계획을 해야 하는 부분으로 탑재가 될 경우 차량 전반의 셋팅이 이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며 "K9을 비롯, 에쿠스와 제네시스가 개발될 당시에는 기술력이 못미쳐 적용을 안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