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사장 물러날까…방문진 "사퇴권고"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강미선 기자 2012.02.2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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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김 사장 이사회 불참…野측 이사진 "자진사퇴 안하면 해임안 제출"

김재철 MBC사장 물러날까…방문진 "사퇴권고"


김재철 문화방송(MBC) 사장이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 끝내 불참했다. 방문진의 야당 추천 이사들은 김 사장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며 자진사퇴를 권고키로 했다.

여기에 MBC의 135명 부장급 이상 간부진이 김 사장 퇴진 성명을 내는 등 내부 반발이 더욱 고조되고, 총선을 앞둔 시점에 MBC 사태에 대한 따른 정부여권의 부담도 커지고 있어 '버티기'로 일관했던 김 사장의 입지도 중대한 변화기류를 맞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22일 9명의 방문진 이사 중 야당 추천인 고진·정상모·한상혁 이사는 이날 이사회 직후 성명을 내고 "현재의 MBC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김 사장의 즉각적인 자진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조속한 시일 내 받아들여 지지 않으면 정식으로 해임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여의도 방문진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해 총파업 사태 등 MBC 현안에 대해 약 30여 분 간 보고할 예정이었으나 회의 시작 직후 노조와 충돌 우려 등을 이유로 불참 의사를 밝혔다.



한 이사는 "김 사장이 직접 수집한 정보를 근거로 노조의 물리력 행사 우려가 있다며 불출석 의사를 통보했다"며 "이후 정회를 하고 재차 출석 요구를 했지만 최종 불참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보인 행보만 봐도 김 사장은 MBC 사장으로서의 직책을 유지할 이유도, 명분도, 자격도 없다"며 "야당 추천 이사들은 김 사장이 다시 출석하는 것과 무관하게 자진사퇴를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당 추천 이사들은 김 사장의 이사회 불참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퇴진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광동 이사는 "김 사장이 오늘 불참한 것은 유감이지만 노조가 사장의 출석을 막은 것도 유감"이라며 "해임안 등은 추후 안건이 상정될 시 절차에 따라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MBC 사장 해임안은 이사 9명 중 5명 이상이 동의하면 의결돼 주총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방문진 이사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하는 여당 추천 6명, 야당 추천 3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여당 추천 이사들이 해임안을 거부할 경우, 기각될 수 있다.

앞서 전국언론노조는 이사회 직전 방문진 앞에서 김 사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회견을 가졌으며, MBC노조도 김 사장의 이사회 불참 소식이 전해진 후 방문진 앞으로 집결해 김 사장의 퇴진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쳤다.

한편 김 사장이 불참하면서 이날 이사회에서 현안보고 등 MBC와 관련된 안건들이 처리되지 않았다. 이사회는 조만간 다시 김 사장을 불러 현안보고를 재추진키로 했으나, 정확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1일에 이어 이날도 이사회에 불참한 김 사장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방문진의 무능함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지난 2년간 MBC가 철저하게 망가지고 최소한의 비판 기능조차 탄압받는 동안 방문진은 무엇을 했나, 최소한의 감독과 견제 기능을 했나"라며 "오늘 김재철 사장을 끌어내지 못하면 방문진 이사들이 내려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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