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PD·논설위원도 파업하는 MBC, 어쩌다···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전혜영 기자 2012.02.2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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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여권도 부담 백배··· 4월 총선 정국 최대 이슈될지 주목

문화방송(MBC) 파업사태가 4주차에 접어들고 있다. 인기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 PD를 비롯해 논설위원마저도 파업에 참여하면서 MBC 파업은 갈수록 세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사측 대표인 김재철 사장은 출근하지 않으면서 정영하 MBC노조위원장과 이용마 홍보국장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해 노사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MBC 파업사태는 총선 정국의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로 부상하면서 정치 이슈로도 점화될 조짐이다.



22일 업계에는 MBC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MBC 경영진의 책임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이나 여권에서조차 이번 사태를 외면하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을 뿐이다. 청와대나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모두 이번 사태와 관련된 공식 입장을 피하고 있다. 다만, 이번 MBC노조의 파업을 불법적인 정치파업으로 규정, 원칙 대응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더 몸을 사리는 눈치다. 방통위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한 방송차질과 시청권 침해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엄격히 파업의 성격을 규정하거나 중재행위는 방통위 역할이 아니기 때문에 나설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정부와 여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다가오는 총선의 악재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파업의 성격이 어떻든 MBC 경영진은 노조와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보다는 모든 책임을 노조측에만 전가하고 있는 모습이고 결국 사태가 파국으로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평가의 중심에는 김 사장에 대한 '책임론'이 포함돼있다. 김 사장의 돌충행동에 대해서는 이미 정부 당국에서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지 오래다. 지난해 7월말 김 사장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진주·창원 MBC 통폐합 승인 보류에 대한 항의 표시로 갑작스레 사표를 제출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이를 수습하기위해 8월 1일 이사회와 주주총회(방문진, 정수장학회)를 열고 김 사장을 재선임해야했다. '상법상 임명직 임원은 사표를 내는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는 해석 때문에 부랴부랴 후속 처리를 하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방문진은 물론 방통위 등 정부당국에서조차 김 사장의 돌출행동에 고개를 저었고, 업계에서는 "김재철 사장의 사표놀이에 방문진과 방통위가 놀아났다"는 비판이 일었다.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렙법안이 통과되기 이전에 독자적인 미디어렙 출범을 선언하는 등 MBC는 이른바 공영방송보다는 사익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런 의사결정 과정의 중심에는 김 사장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만해도 노조가 출근을 저지하거나 그렇게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도 없는데 회사 출근을 하지 않으면서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사태를 키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MBC 노조는 "파업 기간 중 회사도 나오지 않고 자택으로 귀가하지도 않으면서 특급 호텔에서 숙박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공개 질의했다. MBC노조는 유튜브를 통해 김 사장이 서울 시내 한 특급호텔에서 나가는 모습을 공개했다.

MBC 관계자는 "김재철 사장은 회사로 출근은 안하고 있지만 회사 경영과 관련한 업무는 외부에서 정상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22일 열리는 방문진 이사회를 주목하고 있다. 청와대나 여권의 기류가 '불법파업'으로 규정한 만큼 김 사장에 대한 해임을 결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대주주로서 MBC 사태를 수수방관할 경우 방문진에게도 부메랑이 돌아온다는 부담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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