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 늘수록 위험한 질환…대사증후군을 아시나요?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12.01.28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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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의 헬스&웰빙]대사증후군

매서운 추위에 옴짝달싹하기 싫은 날씨다. 겨울철엔 바깥 활동이 힘들기 때문에 자연히 운동량이 줄어든다. 평소에 비해 활동량이 줄면 가장 먼저 신호가 오는 곳이 바로 뱃살이다.

늘어나는 뱃살을 보며 '이젠 안 되겠다' 싶어 운동 계획을 세우지만 문 밖을 나서면 몰아치는 찬바람에 굳게 먹은 마음이 이내 흐트러진다. 겨울철 살과의 전쟁에서 패배하고 마는 이유다.



하지만 뱃살은 간과해선 안 될 질병의 신호다. 뱃살이 늘수록 대사증후군 위험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사증후군 환자, 중년 성인 3명 중 1명꼴=대사증후군이란 비만(복부비만),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 여러 질환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생기는 일종의 생활습관 병이다.



국내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은 3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30세 이상 인구로 가면 그 비율이 크게 증가한다.

2010년 대한가정의학회 30주년 기념세미나에서 김영식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가정의학과를 방문한 40~74세 부부 500쌍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46.1%, 여성은 34.9%로 집계됐다. 중년 이후 성인 3명 중 1명꼴로 대사증후군을 갖고 있는 셈이다.

보통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심혈관 질환의 발생위험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간, 통풍 역시 대사증후군과 동반하기 쉬운 질환이다.


박형근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대사 증후군을 가진 성인의 경우 그렇지 않은 성인보다 요로 결석 발생 위험도가 70% 정도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몸 속 지방과 인슐린 저항성 증가로 생기는 질환=대한의학회와 대한가정의학회에 따르면 대사증후군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인자가 더해져 발생한다.

몸에 지방이 많이 쌓이면 지방산이 증가한다. 지방산이 간으로 들어가 혈액 중 지방산이 많아지면 세포는 포도당 대신 지방산을 받아들여 혈중 포도당이 높아진다.

혈중 포도당이 높아지면 우리 몸은 췌장의 베타세포를 자극해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게 한다. 결국 고 인슐린혈증이 발생하고 췌장이 부담을 이기지 못해 당뇨병이 발생 하게 된다.

뿐만 아니다. 혈중 인슐린이 증가하면 콩팥이 염분을 덜 배설한다. 자연히 몸 안의 염분과 수분이 늘어난다. 이 때문에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관이 수축해 고혈압이 일어날 수 있다.

또 인슐린이 증가하면 혈액 속 중성지방이 증가하고 HDL-콜레스테롤은 감소한다. 이는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경색과 깊은 연관이 있다.

전문가들은 비만, 인슐린 저항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대사증후군이 발생한다고 판단한다.

◆살 찔수록 대사증후군 빈도 증가해=한국인의 경우 허리둘레가 남성 90㎝(35.4인치), 여성 85㎝(33.5인치) 이상이면 위험 수준으로 본다. 고지혈증은 혈액 내 중성지방이 150㎎/㎗ 이상인 경우 진단된다.

이상지질혈증은 '낮은 HDL 콜레스테롤혈증'이라고도 불린다. 혈중 HDL이 남성 40㎎/㎗, 여성 50㎎/㎗ 이하인 경우 해당된다.

고혈압은 혈압이 130/85mmHg 이상일 때, 혈당장애는 공복혈당이 100㎎/㎗ 이상이거나 당뇨병 이력이 있을 때 해당된다.

이 중 비만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할수록 대사증후군 빈도가 특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정상체중을 가진 군에서는 10%, 과체중인 군에서는 27%, 비만한 군에서는 5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대사증후군 환자에게 체중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활습관 개선, 약물 등으로 치료=대사증후군 환자는 비만이거나 과체중 상태인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다.

대사증후군 환자의 경우 매일 500~1000Kcal 정도 열량섭취를 줄여 매주 0.5~1kg의 체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어렵다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비만에 효과가 있는 식욕억제제나 지방 흡수를 방해하는 약물을 이용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약물을 사용하게 된다.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복합질환 역시 동시에 치료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사 증후군환자의 고혈압 목표치를 130/80mmHg 이하로 본다.

대사증후군 환자가 이뇨제나 베타차단제 등의 약물을 고용량 사용하면 다른 복합질환인 인슐린저항성, 이상지질혈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약물을 사용할 땐 주의해야 한다.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하기 위해선 중성지방이 증가하지 않도록 음주 습관을 고쳐야 한다. 지방, 탄수화물 식사 양 역시 함께 줄여야 한다. 생활습관으로도 어려운 경우엔 약물 처방을 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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