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된 아들을 밟아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30대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혐의와 부합하는 직접 증거로는 피고인 부인의 진술뿐인데 항소심 재판부가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김씨의 진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김씨는 아들에게 문제가 생겼다고 119에 신고하기 전에 친정에 전화를 했다. 김씨는 "아이 몸이 차가워 겁이 나 119에 신고할 생각을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김씨는 이전에 119에 신고했던 경험이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서울고법에 따르면 이 법원 형사6부(부장판사 이태종)는 이 같은 김씨의 행동에 대해 "아이가 위급한 상황에서 모성애를 가진 엄마로서의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상해치사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부검결과 아이는 5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김씨가 다음날 신고한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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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남편이 평소에도 나와 아이를 폭행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최씨는 김씨에게 매일 1만원씩 용돈을 타 썼고 아이 때문에 담배도 밖에서 피우는 등 정상적인 아빠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재판부는 "최씨가 아들을 사망케 한 범인이라는 증거가 없는데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며 상해치사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결했다. 다만 김씨를 폭행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