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온, 국내 최초 소셜 댓글 '라이브리' 개발

대학경제 이나영 기자 2012.01.27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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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선도대학①-연세대] "처음부터 잘 쓰는 게 악성댓글 줄이는 유일한 방법"

"2008년 배우 최진실 씨가 악성 댓글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을 지켜보며 악성 댓글의 심각성을 느꼈다. 악성댓글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모든 사람이 생각했지만 실천하지 않았던 단순한 생각이 '시지온(CIZION)'을 설립하게 만들었다.



인터넷 악성 댓글로 사회적 폐해가 잇따르자 정부에서는 2006년 7월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정보통신망법에 포함시켰다. 제한적 본인확인제는 인터넷 서비스업체가 게시판에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다는 사람의 개인정보를 확인하게 하는 제도다.

하지만 제도 시행 후에도 악성댓글의 피해는 줄지 않았다. 오히려 주민번호 도용 사례만 늘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또한 악성댓글은 그 모양을 달리해 도박, 성인사이트를 광고하는 스팸 형태로 퍼지기 시작했다. 유명인 뿐 아니라 일반 블로거들도 피해를 입기 시작한 것.



▲ 김범진 시지온 대표.▲ 김범진 시지온 대표.


- 국내 최초 소셜 댓글 ‘라이브리’

김범진 대표는 “2007년 뉴스사이트에서 조차 댓글창이 없어지기 시작하자 '미래가 없다' 느껴져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성댓글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을 발전시켜보니 댓글을 잘 쓰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연세대 창업지원단의 도움을 받아 연대 벤처센터에 둥지를 틀고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라이브리(Live Re)'. 살아있는 댓글(Live Reply)이라는 의미의 국내 최초 소셜 댓글 서비스다.

라이브리는 본인 실명 확인을 거쳐 댓글을 다는 것이 아니라 소셜미디어 개정으로 댓글을 다는 형식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 계정을 연동하기 때문에 댓글을 남기면 해당 웹페이지와 SNS에 댓글이 공유된다.

예를 들어 뉴스사이트에서 페이스북 계정을 이용해 댓글을 달 경우 페이스북에는 어떤 기사에 어떠한 내용의 댓글을 썼는지가 표시된다. 자신이 단 댓글을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고 대댓글 달기도 가능하다.

이는 기존 뉴스사이트에서 댓글을 달면 대댓글이 달려도 해당 기사를 찾아보기 전에는 그 내용을 알 수가 없었던 점이 해결됐다. 이로써 나와 반대되는 의견의 내용들도 쉽게 알 수 있게 된 것.

- 열정과 기술력으로 통하다

라이브리는 개발된 후 사용처를 찾지 못해 한참을 방황했다. 하지만 열정과 기술력으로 승부한 것이 통했다.

김 대표는 "초반에 댓글 창을 이용하면서 악성댓글로 고생하는 정치인 홈페이지나 뉴스사이트 등에 라이브리 사용을 제의했으나 거부당했다. 맨땅에 헤딩한 격"이라며 "발로 뛰어 정치인들에게 직접 찾아가 설명하고 홍보한 결과 하나씩 성사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치인 홈페이지에서부터 시작된 라이브리는 현재 각종 언론사, 정부공공기관, 비영리기관, 개인블로그, 일반기업, 개인사업자 등도 사용 중이다.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악성댓글, 스팸 등을 걸러내고 있다.

최근 들어 쇼핑사이트에서 라이브리 서비스 요청이 늘고 있다. 쇼핑몰의 경우 댓글을 달고 나면 해당 사이트와 SNS에 글이 남게 된다. 그 글은 지인들에게 공개되고 이를 확인한 후 해당 사이트에 방문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지인의 추천을 믿기 때문인지 SNS를 통한 방문자의 인터넷 사이트 체류시간이 일반 방문자보다 훨씬 길다”고 설명했다.

▲ 국내 최초 소셜 댓글 '라이브리'.▲ 국내 최초 소셜 댓글 '라이브리'.
- “우리 모두 선플 달아요”

시지온은 현재 선플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선플운동은 인터넷에서 악플을 걸러냄으로써 악성댓글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주변 사람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댓글을 달자는 운동이다. 선플 경험을 퍼뜨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터넷 문화를 만들고 청소년 정보윤리의식을 개선하자는 목적으로 기획됐다.

캠페인은 선플운동본부 사이트 '선플달기' 게시판에 댓글을 쓰거나 라이브리가 설치된 사이트에서 선플 단추를 누르고 댓글을 달면 된다. 활발한 활동을 보인 학생에게는 봉사활동인증을 주기도 한다.

김 대표는 "선플캠페인은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인터넷 윤리의식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해 준다"면서 "악성 댓글을 없애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보다는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스스로 잘 쓰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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