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몸값' 넘보는 日 거물급 코치 영입 두산 속내는

머니투데이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2012.0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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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의 체인지업] 용병코치는 숫자제한도 없어, 구단마다 영입 붐

두산 시무식에 참석하고 있는 김진욱 감독(오른쪽)과 이토 스토무 수석코치ⓒOSEN제공두산 시무식에 참석하고 있는 김진욱 감독(오른쪽)과 이토 스토무 수석코치ⓒOSEN제공


◇ 김경문의 NC 다이노스 "한국인 코치로 충분"

오는 18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으로 창단 첫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NC 다이노스의 이상구 단장은 “우리 팀에는 일본인 코치는 물론 외국인 코치가 한 명도 없다. 미국 전훈이어서 김경문 감독에게 ‘메이저리그에서 실력을 인정 받는 인스트럭터를 써 보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했는데 김감독은 ‘늘 연구하고 노력하는 우리 한국인 코치들로 충분하다’고 했다”며 김경문 감독의 자신감에 큰 신뢰감을 나타냈다.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김경문 감독 시절 두산에는 일본인 코치가 한 명도 없었다. 그런데 올시즌 초보 감독인 김진욱 감독 체제에서 일본인 코치가 2명이나 갑자기 등장했다.



◇ 두산, 일본시리즈 우승경력 이토 쓰토무 수석코치 영입

두산의 김승영 사장과 김태룡 단장이 일본으로 직접 찾아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며 영입 제의를 했다는 이토 쓰토무(50) 두산 신임 수석코치는 1982년 세이부에 입단한 이후 20년 이상 퍼시픽 리그 최고의 포수로 활약했고 2004년 세이부 감독으로 취임해 일본시리즈 우승 경력까지 가지고 있다.



한 마디로 31년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거물급’ 일본인 코치가 나타난 것이다. 일부 야구 전문가들은 투수 출신 김진욱 감독이 프로 감독 초보인 점을 지적하면서 ‘사실상 두산은 이토 쓰토무 수석 코치가 감독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펼치고 있다.

두산은 이토 쓰토무 수석 코치가 세이부 감독으로 팀을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2004년 불펜 포수로 함께 했던 고마키 유이치를 불펜 코치로 추가 영입했는데 당연히 그의 추천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해준다. 이토 쓰토무 수석코치는 2009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때 우승팀 일본의 코치를 맡았고 NHK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이토 쓰토무 코치의 연봉은 도대체 얼마일까?


김진욱 감독의 금년 연봉은 2억원이다. 100엔 당 1,500원으로 환산하면 김감독의 연봉은 약 1,330만 엔이 된다. 그런데 이토 쓰토무 코치의 일본에서의 위상을 고려하면 연봉 1,330만 엔에 계약하는 것은 어렵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 최고 연봉 감독은 KIA 선동열 감독으로 3억8,000만원이다. 만약 이토 쓰토무 수석코치가 2,550만엔을 받으면 선동열 감독의 몸값까지 뛰어 넘는다.

◇ "두산, 우승위해" 초보감독에 2명의 베테랑 日코치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선수와 감독으로서 모두 일본시리즈를 우승을 차지했던 이토 쓰토무 수석코치를 영입했다면 김성근 감독 시절 최대 5명의 일본인 코치들로 한국시리즈 3회 우승을 달성한 SK는 이만수 감독 대행과 정식 계약하면서 단 한명의 일본인 코치도 없게 됐다.

오히려 한국 프로야구 경험이 있는 쿠바 출신의 마이너리그 코치, 조 알바레스를 작전 주루 코치로 영입했다. 두산과 SK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새로운 바람’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인 코치는 삼성과 KIA가 3명으로 가장 많고 두산과 한화가 2명씩 등 올해도 한국프로야구에 널리 퍼져 있다. 그런데 용병 코치는 수 제한도 없다. 용병 선수는 금년까지는 팀당 2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 삼성, KIA도 日코치 각 3명... 몸값 2배에도 중용 까닭은?

일본인 코치들들 중용하고 있는 것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은 한국 프로야구에 ‘학연이나 지연이 없다’는 것이다.

학연과 지연으로 연결되면 선수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할 수 없고 그 결과는 실력이 떨어져도 감독 코치와 가까운 선수들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팀이 운용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모 구단의 단장은 “코치 계약을 하다 보면 감독의 추천을 받은 어떤 코치들은 자신의 실력을 전혀 증명하지 못하면서 몸값만 흥정하려 한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한국 코치를 한 명이라도 더 쓰고 싶다. 앞으로도 한국 코치 위주로 선임할 것이다. 토종 코치의 능력을 믿는다’며 강한 소신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인 코치나 미국 코치의 몸값은 한국인 코치의 2배 이상에 달한다. 숙소 제공 등 부대 조건까지 합치면 한 명 연봉으로 토종 코치 2명 이상을 기용할 수 있다. 은퇴 선수들 가운데 실업자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정작 프로야구계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장윤호는...
서울 중앙고등학교 시절 고교야구의 전성기를 구경했으나 그 때만 해도 인생의 절반을 야구와 함께 할 줄 몰랐다. 1987년 일간스포츠에 입사해 롯데와 태평양 취재를 시작으로 야구와의 동거가 직업이자 일상이 됐다. 한국프로야구 일본프로야구 취재를 거쳐 1997~2002년까지 6년 동안 미국특파원으로 박찬호의 활약과 메이저리그를 현장에서 취재하고 귀국한 후 일간스포츠 체육부장, 야구부장, 편집국장을 지냈다. 2003년 MBC ESPN에서 메이저리그 해설을 했고 2006년 봄 다시 미국으로 떠나 3년 동안 미 프로스포츠를 심층 취재하고 2009년 돌아왔다. 현재 국내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스타뉴스(Starnews)' 대표, 대한야구협회 홍보이사, 야구발전연구원이사, 야구발전실행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2006년 3월 '야구의 기술과 훈련(BASEBALL Skills & Drills)'을 번역 정리해 한국야구 100주년 특별 기획으로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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