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韓 '북적' vs 日 '썰렁'… 희비 엇갈려

머니투데이 라스베이거스(미국)=김태은 기자 2012.01.1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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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화제·관람객 수 등 한국 기업 압도적…日 CEO, 삼성 배우기 열공

전세계 전자업계 판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국제가전전시회(CES). 올해 CES는 '천하제일' 한국과 침몰하는 일본 전자업계의 위상을 확인하는 무대가 됐다. CES에서 선보이는 신제품이 불러일으키는 화제성은 물론 전시관을 찾는 관객 수 등 양국 전자업계의 명암이 뚜렷하게 갈렸다.
[CES]韓 '북적' vs 日 '썰렁'… 희비 엇갈려


◇삼성·LG 전시관 '인산인해'
CES 개막일인 10일(현지시각) 삼성전자와 LG전자 전시관은 개장 직후부터 몰려드는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제품들을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서는 한참을 기다려야 했고 지나다니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찬 사람들 때문에 원활한 전시 진행이 힘들 정도였다.

삼성전자는 4487㎡(1357평)의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단일 업체로는 최대 규모지만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콘셉트의 체험존에는 10~15분을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을 정도다.



삼성전자 측은 "비교적 사람들이 덜 몰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체험존까지 줄이 생겨서 난감하다"며 "동선을 다시 짜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절반 크기인 LG전자 전시관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특히 3D TV, 3D 모니터, 3D 노트북, 3D 프로젝터 등을 즐길 수 있는 체험공간과 3D 게임존에는 LG전자 제품을 체험하는 관람객들로 넘쳐났다.



이날 LG전자의 올레드(TV)는 CES 인기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상은 CES 개막 후 관람객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제품에 주어진다.
[CES]韓 '북적' vs 日 '썰렁'… 희비 엇갈려
◇日 전시관 '썰렁'… CEO 韓 배우기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 업체들의 전시관은 한산했다. 소니는 한때 전자업계의 1인자였던 위상을 고려해 삼성전자와 비슷한 규모의 대형 전시관을 마련했다. 그러나 공간에 비해 찾는 사람들 수가 많지 않아 한적해 보일 정도였다. LG전자보다 1.5배 정도 넓이의 파나소닉 전시관도 자사 임직원 수가 일반 관람객 수보다 많아 보일 정도였다.

도시바나 미쯔비시 등 다른 일본 업체들은 전시관 규모도 작고 전시품도 많지 않아 관람객들의 주목을 크게 받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신기술을 구경하던 전시회와 달리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TV 등을 통해 콘텐츠를 적극 경험할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관람객 수는 각 회사가 내놓은 신제품과 기술에 쏠린 관심과 비례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번 CES에서 처음 공개한 55인치 올레드(OLED) TV는 개막 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공개 이후 화질에 대한 찬탄을 불러일으키며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소니가 55인치 '크리스탈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공개했지만 기술적으로나 시장성으로나 큰 의미가 없다는 쓰디쓴 평가를 받았다.

전자업계 방향을 제시하는 테마에서도 일본 기업들은 한국 기업에 밀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세운 '연결성'과 '기기 융복합' 등 스마트 가전에 대한 콘셉트는 전시회 화두가 되고 있다.

반면 소니의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는 기기 간 연결성이라는 점에서는 유사했지만 산업 전체보다는 자사 기기들에 국한된 한계성 때문에 큰 주목을 끌지는 못했다.



심지어 일본 기업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배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일본 가전업계의 대명사 파나소닉의 오츠보 후미오 최고경영자(CEO)는 전시회가 개막되자마자 임원들과 함께 삼성전자 전시관을 방문, 30여 분에 걸쳐 신제품들을 꼼꼼히 살펴봤다.

오츠보 CEO는 특별히 인상적인 제품이 무엇이었냐는 머니투데이 기자의 질문에 "전부, 모조리 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기업의 전시관에 들를 예정이냐는 물음에는 "(전시관을 둘러보는 것은)여기서 끝"이라며 삼성전자 외 다른 기업 전시관을 방문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오츠보 CEO는 지난해 CES 때도 개막일 오전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신기술과 신제품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마다 한국 기업들에 쏠리는 관심이 커지는 것을 느낀다"며 "올해는 그런 경향이 더욱 심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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