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민간분양의 '굴욕'…"보금자리 때문?"

머니투데이 최윤아 기자 2011.12.3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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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분양 11곳 모두 '미달'…위례·하남미사와 청약 겹쳐 타격, 비싼 공급가도 원인

수도권 민간분양의 '굴욕'…"보금자리 때문?"


12월 중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선보인 신규분양단지의 85%가량이 순위 내 청약마감에 실패하는 등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간건설사들이 공급한 신규아파트 모두 3순위까지 미달되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3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에서 신규분양된 13개 단지 중 11곳이 3순위까지 청약자를 채우지 못했다. 순위 내 청약이 마감된 2개 단지는 '신정이펜하우스'와 '천왕이펜하우스' 등 SH공사가 공급한 국민임대아파트로, 민간아파트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재개발단지로 입지가 뛰어나 주목받았던 서울 왕십리 '텐즈힐'과 답십리 '래미안위브'까지 순위내 청약에서 미달을 기록,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을 실감케 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위례신도시·하남 미사지구 등 입지가 좋고 분양가가 저렴한 보금자리주택과 청약일정이 겹쳐 실수요자의 관심이 분산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왕십리나 답십리 재개발단지들이 분양가를 낮춰 제시했지만 3.3㎡당 1000만원 이하로 책정한 보금자리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 보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복청약이 불가능하고 당첨 후 계약 취소시 청약통장이 말소되는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섣불리 민영아파트에 청약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13일부터 청약접수에 돌입한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평균 7대1의 청약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어 23일부터 청약을 시작한 하남 미사지구 역시 평균 6.9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순위내 마감됐다.

신규단지들이 수요자들의 입맛을 맞추는데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왕십리 '텐즈힐'의 경우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공급가격을 낮췄다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며 "대형 주택형이 대거 미달된 이유도 결국 분양가 부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통적 비수기임에도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분양으로 인한 과공급 자체가 문제였다는 의견도 있다.

여대환 부동산써브 연구원도 "내년 시장 전망이 불확실해 계절적 비수기인 12월에 신규분양이 몰렸다"며 "실수요자는 한정적인데 선택할 곳은 다양해졌으니 청약률이 높지 않은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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