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중국의 치명적 5대 취약점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1.12.0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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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칼럼]'당(唐)의 중국' vs '명(明)의 중국'

G2 중국의 치명적 5대 취약점


중국은 과연 21세기의 세계 패권국가가 될 수 있을까.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대 경제대국(G2)로 부상한데다, 2020년 무렵에는 미국마저 제치고 G1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패권국가가 되려면 경제규모가 큰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역사적 진실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하고 추구할만한 가치, 모든 사람이 중국에서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개방성, 어려운 국가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책임 등…. 세계 사람과 모든 국가를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과 흡인력(시인리; 吸引力)이 있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중국에는 이런 ‘시인리’를 발휘하는데 필수적인 5가지가 없는 듯하다.

첫째 도덕, 철학, 가치가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불거져 나오는 불량식품,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치어 사망하게 하고도 ‘내 아버지가 리깡(李剛)’이라며 대드는 ‘관얼따이(官二代, 고관대작의 2세), 공공연하게 둘째 셋째 첩을 거느리는 석탄 부동산 졸부….



남이야 재활용 식용유나 헬스 돼지고기를 먹고 죽든 말든, 억울하게 차에 치여 죽은 사람의 가족들이 고통을 겪든 말든, 나만 돈 많이 벌어 떵떵거리며 잘 살면 그만 이라는 천박한 자본주의의 이기주의가 만연해 있다.

둘째 서비스 마인드가 없다. 중국에 살면서 가장 황당한 것 중 하나는 ‘거주 비자’를 받는 일이다. 중국에 아무리 오래 산 사람이라도 매년 연말이면 거주지 출입국관리국에 가서 ‘비자’를 다시 받아야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복잡한 절차와 담당자의 경직된 태도는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식당에 가면 한국에서 한명이 할 일을 3~4명이 나눠서 하지만, 손님들은 계속 ‘후우앤(服務員)’을 불러댈 정도로 답답하다. 백화점이나 할인매장에 물건을 사러 가서 궁금한 게 있어 물어봐도 제대로 된 대답을 듣기 어렵다.


셋째 마무리와 디테일에 약하다. 땅이 크고 인구가 많아서 그런지, 따팡(大方, 대범)한 사람은 많은데 세세하게 챙기는 사람은 쫀쫀하다(샤오신얄, 小心眼兒)며 비웃음 당한다. 모든 행사장과 골목골목에는 반드시 복권매장이 있을 정도로 대박을 노리며 복권을 사지만, ‘시아게(仕上げ, 마무리)’라는 말을 세계적 언어로 만들 정도로 뒤처리를 잘하는 일본 사람 같은 디테일을 찾기 어렵다.

제품의 품질과 가격을 결정짓는 것은 최종 단계의 마무리인데, 디테일이 약하다보니 덩치가 큰 가공무역은 성행하지만 부가가치는 그다지 높지 못하다.

넷째 상용화 마인드가 약하다. 중국이 최근 무인 우주정거장과 인공위성을 계속 쏘아 올리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중국은 재료공학에서 세계 최고의 역량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신재료가 필수적인 첨단산업은 별로 발달하지 못한다.

11차5개년계획 기간(2006~2010년) 중에 GDP(국내총생산)의 2%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실제 달성률은 1.75%였다. 목표 중에 유일하게 달성하지 못한 게 바로 R&D이듯 과학자들이 연구는 하지만 산업으로 연결시키려는 의지가 없다.

다섯째 자율성과 독립성, 즉 주인의식이 없다. 중국 사람이 가장 많이 쓰는 말 중 하나가 ‘누가 그러더냐?’는 뜻의 ‘쉐이슈어더’이다. ‘중앙’에서 결정한 것이면 따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수긍하지 못하겠다는 뜻이다. 중국의 골프장에서 비가 내리는 데도 물 뿌리는 광경도 결정된 것을 그대로 한다는 비자율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중국은 21세기에 ‘당(唐)제국’을 재건하려는 복안을 갖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실제 현실은 ‘명(明)제국’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5가지 취약성을 극복하고 가치와 개방성 및 책임을 실현한다면 당을 실현시킬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폐쇄성으로 오래가지 못한 명의 운명에 처할 가능성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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