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얼마가 적당할까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11.12.0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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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격, 월세로 전환할때 '보증금 100만원=월세 1만원'꼴

여당이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드러난 2040세대의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월세 상한제'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적정 월세가격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월세가격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는 월세이율이다. 월세이율은 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비율로, 월세가격을 전세금에서 월세 보증금을 뺀 가격으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한 수치(월세이율=월세가격/(전세금-월세보증금)×100)다. 연 월세이율은 해당 값에 12를 곱하면 된다.



예컨대 전셋값이 1억원인 주택을 5000만원의 보증금을 받고 50만원의 부분 월세로 전환할 경우 월세이율은 1%다. 연 12%의 이율이다.

◆연 월세이율과 혼돈하면 안 돼



월세 얼마가 적당할까


"월세 계산 좀 알려주세요"

온라인 재테크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문이다. 시장 가격보다 낮게 잡는다면 상대적 손실을 감수해야 하고, 너무 높게 잡는다면 세입자가 찾지 않을 수 있어서다. 낮게 잡으면 빨리 세입자를 구하게 되지만 그만큼 받을 수 있는 돈을 못 받게 되니 결국 손해다. 높게 잡았다가 공실이 장기화되면 당초 기대했던 수익을 내지 못하니 월세를 높여 부르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중개업소에 문의하는 것 역시 해답은 아니다. 재테크 온라인 카페의 누리꾼 G씨는 "세입자와 집주인의 입장에서 물었을 때 시세가 각각 다르다"면서 "거래가 돼야 수익이 생기는 중개업소 입장에서 보면 세입자에게는 높여 부르고 집주인에게 낮춰 부르는 것이 당연하다. 미리 알고 중개업소와 접촉해야 하는 이유"라는 글로 공감을 얻었다.


그렇다면 월세가격은 어떻게 계산할까. 일단 가격이 형성된 전세시장을 기준으로 삼는다. 보통 전세가격을 월세로 전환할 때 월 1%를 적용한다. 쉽게 말해 '보증금 100만원=월세 1만원'이다.

만약 보증금 5000만원에 월 20만원의 반전세의 경우 보증금 2500만원에 월 45만원으로 환산하는 식이다. 최근 중개업소의 동향을 보면 0.8%를 월세이율의 적정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때로는 월세이율과 연 월세이율을 혼동해 사용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중개업소나 부동산 온라인 카페 등에서 월세이율 0.8%를 흔히 월세 8%라고 표현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전세 1억원의 주택을 보증금 5000만원에 내놓을 경우 월세이율 0.8%를 적용하면 월 40만원씩 연 480만원을 받게 되지만, 연 월세이율 8%를 적용하면 월 33만원씩 연 400만원을 받게 된다.

월세이율은 전세금 대비 한달 월세에 대한 비율인 반면 연 월세이율은 전세금 대비 1년간 합한 월세에 대한 비율이다. 간단하지만 중개업소와의 거래에서 종종 이견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인천, 월세이율 높아

그렇다면 실제 평균 월세이율은 얼마나 될까. 부동산써브가 한국감정원의 2011년 수도권 월세가격동향조사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월별 평균월세이율은 0.88%다. 1년 기준 10.56% 수준이다.

최근 전세보증금은 인하되는 추세다. 올해 1월 0.92%를 기록한 이후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면서 0.04%포인트 빠졌다.

만약 전세보증금 5000만원을 월세로 전환한다면, 월 46만원에서 44만원으로 2만원 월세부담이 낮아져 연간 24만원 정도(연 552만원→528만원) 인하된 셈이다.

한강 이남 11개 구의 낙폭은 조금 더 크다. 올 초 0.91%에서 0.85%로 0.05%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경기 지역은 0.95%에서 0.92%로 0.03%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 가장 낙폭이 적은 지역은 인천이었다. 올 초와 같이 평균월세이율은 0.94%를 유지했다. 평균월세이율만 따져도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세이율의 차이는 지역뿐만 아니라 주택형태나 세입자에 따라 발생하기도 한다. 통상 면적이 좁은 오피스텔의 경우 월세이율이 높은 반면 면적이 넓은 아파트는 월세이율이 낮은 편이다. 오피스텔의 월세비율은 10%, 아파트는 7~8%다. 외국인 임대 아파트나 서래마을 등 외국인 밀집 지역의 경우 월세금액이 다소 높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오피스텔은 평면이 작아 비교적 높은 월세이율을 기록하는 반면, 평면이 넓은 아파트의 경우 월세비용이 크기 때문에 시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측면이 있다"면서 "월세의 경우 지역적인 측면뿐 아니라 형태별, 세입자별 다른 가격이 책정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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