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아진 美 여행, 문턱 닳는 항공업계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11.11.2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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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행 승객 대거 늘면서 항공사는 함박웃음

비자면제 프로그램(VWP) 시행 이후 미국 방문자 수가 해마다 증가하면서 항공업계가 혜택을 톡톡히 받고 있다.

VWP는 미국 정부가 지정한 국가의 국민이 비자 없이도 최대 90일간 관광 또는 비즈니스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하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지문 등 생체 인식 정보와 신원이 담긴 전자여권을 발급 받으면 VWP으로 미국을 방문할 수 있다. 한국은 2008년 11월17일부터 VWP가 적용돼 만 3년이 지났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VWP를 이용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를 이용해 미국으로 간 한국인은 26만6673명으로 전체 미국 출국자 82만8722명의 32.2%로 집계됐다. 이는 VWP가 처음 시행된 2008년 11월과 12월 12.0%보다 20.2%포인트 많은 것이다



VWP 비중은 2009년 25.2%(19만9835명), 2010년 30.9%(28만1618명)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VWP 시행 이전에는 복잡한 서류절차를 거쳐 미국 대사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뒤 비자 발급 여부가 결정됐지만 VWP가 도입된 이후 문턱이 낮아져 이용객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미국 방문이 수월해지고 탑승객이 급증하면서 두 국적항공사의 증편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2009년 3월 이후 하와이와 샌프란시스코, 애틀란타, 시카고, 댈러스행 항공편을 각각 주 2~3회 증편했다. 이중 하와이의 경우 주7회에서 2009년 6월 주10회로 늘렸고 올 6월엔 주 14회로 크게 확대했다.



여행 수요가 많은 호놀룰루 노선은 올 1~2월 VWP 이용객 비중이 60%를 넘어서면서 3월부터 주10회에서 14회로 운항을 늘렸다. 대한항공은 특히 비즈니스 고객이 많은 뉴욕과 LA 노선에 2층 전체가 고가의 비즈니스석으로 채워진 A380을 투입해 수익성을 높였다.

아시아나항공도 2009년 4월 이후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뉴욕, 시카고 등 여객 노선을 주 1~3회씩 편수를 늘렸다. 시카고와 애플랜타행 화물기도 2~3회 늘렸다. 1998년 1월 운항을 중단했던 호놀룰루 노선은 지난 9월 재취항해 주2회 운항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주7회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는 A380 6대가 들어오는 2014년에 미주 내 취항지를 적극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VWP 효과에 더해 유류할증료가 내년부터 이동 거리에 비례해 부과되면서 미주노선 등 장거리 노선에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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