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도 한류 분다"…중동넘어 세계로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1.11.1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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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의 혼' 세계에 심다 ⑤-9]

<5-4>결산편

- 해외수주 국내비중 뛰어넘는 등 성장가도 지속
- 해외점유율 日제치고 7위 '5대 강국 진입' 눈앞


 해외 건설시장에도 한류가 불고 있다. 올해 대형건설사의 해외수주 비중은 사상 최초로 국내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금액으로만 보면 지난해에 견줘 떨어지지만 '재스민 혁명' 확산에 따른 정국 불안으로 발주 지연 사태를 맞았다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성장가도를 지속한 것이다.



 더구나 해외건설 수주의 텃밭인 중동국가들이 민심달래기용 대규모 건설발주와 이라크와 리비아 재건사업도 맞물리고 있다. 여기에 국내건설사들이 중동을 넘어 아시아와 중남미로 해외건설 영토를 넓히고 있어 건설 한류가 점차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해외건설도 한류 분다"…중동넘어 세계로


 16일 해외건설협회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건설사의 해외수주 금액은 425억886만달러(11일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3억87만달러보다 29.5% 감소했다.



 연초에 발생한 민주화 시위가 확산된 후 추가 발주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국내건설사의 올해 해외건설 수주는 힘든 여건에도 2009년(491억4787만달러)과 2008년(476억3960만달러) 실적을 넘어설 전망이다.

 대형건설사 5곳의 사업포트폴리오에서 해외비중이 국내를 뛰어넘는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불과 3년 전인 2007년까지만 해도 국내비중이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신영증권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는 국내와 해외비중이 각각 48%, 52%로 사상 처음 해외수주가 국내를 뒤집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국내업체의 해외 진출에 힘입어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주요 국가들의 최근 3년간(2008~2010년) 해외 건설시장 매출 및 점유율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매출 183억달러, 점유율 4.8%로 일본과 오스트리아를 제치고 7위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2계단 뛰어올랐다.


 반면 경쟁국인 일본은 지난해 중동과 북미에서 부진을 겪어 20억달러 매출 감소를 기록하며 전체 순위에서 1계단 내려가 우리나라보다 뒤처졌다.

 중동에 강한 국내건설사들의 강점이 드러난 결과다. 중동은 내년에도 대규모 발주에 나선다. 민주화 시위 이후 정권 유지에 불안감을 느낀 중동국가들이 고용 창출과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대규모 건설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어서다. 중동건설전문지 MEED는 내년에 중동에서 추진될 사업 예산금액이 9431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건설 확대를 위해선 중동 편중현상을 해소하는 게 급선무다. 이번 중동사태처럼 특정 지역에서 돌발변수가 생길 경우 위험분산을 할 수 없어 그대로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지역 다변화를 이루면 공사에 필요한 각종 기계와 장비 등을 순환시킬 수 있어 원가절감에 따른 입찰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국내건설사들도 플랜트 기술력을 기반으로 아시아나 중남미국가 현지회사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시장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김효은 해외건설협회 연구원은 "지난해 중남미·아프리카·아시아 건설시장은 전년 대비 4.7~22.6%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으며 신흥국 위주로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어 이곳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경기부양을 위한 인프라 건설 확대를 발표한 미국의 신 뉴딜정책과 고유가를 발판으로 발주를 늘릴 중동의 상황으로 미뤄보면 국내건설사의 해외건설이 글로벌 진입장벽을 넘어 (우리나라가) 5대 건설강국으로 진입할 날도 머지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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