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머니해도 오일머니…건설업계 '중동의 봄' 온다

머니투데이 전병윤, 민동훈 기자 2011.11.1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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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의 혼' 세계에 심다 ①-2]수주텃밭 중동 민주화 영향 올 수주 40% 급감

머니머니해도 오일머니…건설업계 '중동의 봄' 온다



사우디서만 10억弗 수주선전…중동 전체 55%
UAE·쿠웨이트 등 주력시장 내년 전망 긍정적


↑UAE 아부다비 합샨-5 가스공장 부대설비공사 중 파이프라인 시공현장 전경.↑UAE 아부다비 합샨-5 가스공장 부대설비공사 중 파이프라인 시공현장 전경.
 한국건설사들의 전통적인 수주 텃밭이던 중동이 올해는 이름값을 제대로 못했다. 무엇보다 연초 이집트에서 시작된 민주화 시위 확산에 따른 정국 불안을 겪으면서 중동국가들이 발주를 미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의 불길이 이집트와 리비아 등을 거치며 수그러드는 분위기와 노심초사하던 중동 각국들의 민심 수습용 대규모 발주가 맞물리고 있어 한국건설업체의 중동행은 지속될 전망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국내건설사들이 거둔 해외공사 수주액(8일 기준)은 256억3653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447억2355만달러에 비해 42.7% 급감했다.

공사건수는 93건으로 지난해 92건과 비슷했다. 발주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중동에서 거둔 해외공사 수주액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1.2%로 전년 74.7%보다 13.5%포인트 축소됐다.



 한국건설업체들이 아시아나 남미 등 해외 진출의 다변화를 꾀한 영향도 있지만 '재스민 혁명'으로 인한 중동의 발주 지연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 건설 수주에서 견인차 역할을 했다. 국내건설사들은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만 140억9318만달러를 수주했다. 중동 전체의 55.0%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거둔 것이다.

 올해 7월 대림산업이 20억달러 규모의 주베일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SK건설은 지난 2월 와싯 가스플랜트를 19억달러에 수주했다. 중동의 최대 플랜트 발주처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발전소와 가스전에 이어 최근 알루미늄과 동 광산 개발에도 눈을 뜨며 광산플랜트 발주를 확대하는 추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ARAMCO)와 국영화학회사 사빅(SAVIC), 국영 광물청인 마덴(Ma'aden) 등이 발주를 주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진출 건설사 등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130억달러 규모의 추가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건설사들에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중동의 양대 축이던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지난해에 비해 부진했다. 올해 수주액이 19억4961만달러에 그쳐 이라크(326억9643만달러) 오만(19억5128만달러)에도 밀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6억달러 규모의 복합화력플랜트를 수주한 것을 비롯해 SK건설의 페트롤리엄인스티튜트(PI) 직원 주거단지 건축공사(4700만달러) 등이 포함됐다.

 내년 전망은 긍정적이다. UAE는 최근 석유화학 산업단지 육성에 적극 나섰다. 원유 매장량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원유 수출보다 고부가가치의 석유화학 생산품을 직접 만들어 수출하겠다는 복안이다.

 쿠웨이트와 카타르에서 거둔 국내건설사의 수주액은 각각 13억6934만달러, 9억6232만달러였다. 쿠웨이트는 지난해(48억9303만달러)보다 크게 줄었지만 카타르는 늘어나는 추세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유치에 이어 2017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도 추진 중이어서 인프라와 발전소 건설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GS건설이 최근 쿠웨이트 수전력청과 아주르 지역의 송수시설 프로젝트 계약을 했고 수주액 20억달러 이상인 아주르 발전소 입찰에 현대건설과 현대중공업, 대우건설, SK건설 등이 참여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국내업체들의 주력 시장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에서 견고한 발주가 기대되고 정세 안정 이후 이라크, 리비아, 이집트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하지만 실적이 중동에 쏠려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취약하고 국내업체간 과도한 가격경쟁에 따른 수익악화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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