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시상대에는 금·은·동메달이 있었지만 '스마트 혁명(S혁명)의 시대'에는 승자독식, 2등은 죽지 않을 만큼만, 잘해야 겨우 10%를 먹는 시대가 왔다. 대략 5:3:2로 갈라서 먹던 금·은·동메달의 법칙이 여지없이 무너졌다.
아직 초반전이지만 삼성과 애플의 특허분쟁, 기술분쟁을 보면 삼성이 현재로서는 열세다. 삼성과 애플의 싸움에서 삼성이 이기면 삼성의 전자왕국은 대박 난다. 그러나 진정한 고수는 함부로 검을 뽑지 않는다. 자신이 없으면 포기하던지 아니면 단칼에 상대를 베어야 한다.
만약 지금 삼성전자의 상층부가 문관 전성시대가 아니라 무관 전성시대였다면 애플에 대한 삼성의 대응은 어떨까? 라는 호기심을 생기게 한다. 9:1의 법칙이 적용되는 '스마트 혁명의 시대'에 2등이 1등을 때려 잡으려면 돈으로, 기술만으로 될까? 스티브 잡스는 황금이 광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몸 중에서 가장 부드러운, 그래서 가장 딱딱한 곳에 둘러싸여 있는 뇌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결국 창의성 싸움에서 승부가 난다.
IT세상에 등장한 검은 백조는 1등과 꼴등 두 가지만 있다는 새로운 법칙을 만들었다. 이를 수용하면 세상이 이해되고 이를 못하면 모든 것이 이상한 전쟁터로 보인다. 지금은 양이 아니라 '질'(質)이고, 속도가 아니라 '밀도'(密度)의 경쟁시대다. 스마트혁명 이전 시대가 빨리 정보를 전하는 방법에 목숨 걸었다면 이젠 빠른 속도 때문에 잃어버린, 내면의 욕구를 누가 더 촘촘히 충족시키는 가의 경쟁이다. 촉감에 승부를 건 애플이 이 경쟁에 시동을 걸었고 다음 진검 승부는 여타 오감(五感)을 총동원한 게임에서 승부가 난다. 스마트 폰의 진검 승부는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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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 물리고 팔면 바닥인 장이 지금 주식시장이다. 최근 2년간 별 볼일이 없었던 IT 특히 반도체, 핸드폰주가 강한 반등을 했다. 폭탄 맞은 시장에 더 이상 지하실은 없다는 기대 때문일까? 애플의 1/9 밖에는 안되지만 버틸 현금이 있고 애플이 할 수 없는 반도체가 있다는 것 때문일까? 그러나 핵심은 애플을 뛰어넘을 스마트2.0의 창조능력이 있냐는 것이다.
지금은 돈으로 밀어 붙이는 '치킨게임'과 '선발자 이익'이 지배하는 세상이고 1등만 기억하고 1등이 독식하는 세상이다. 하여간 예전과는 다른 2등 주, 3등 주의 비애가 생긴 IT업계의 9:1의 법칙을 생각하면 아직 한국 IT주의 반등에 환호만 할 때는 아닌 것 같다. 남들 돈 먹는 것 부러우면 지는 것이고 투자해 놓은 대상에 대해 초조하면 지는 것이다. 이 미친 변동성의 시기에는 잘 참으면서 매의 눈빛으로 변화를 읽어야만 이기는 시대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