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는 1949년 알프레드 존스(Alfred Jones)라는 사람이 처음 만든 용어로 기존의 펀드가 주식이나 채권을 롱이나 숏 포지션만을 취했던 것에 비해 헤지펀드는 시장 전체적인 움직임(이른바 베타 위험)을 없애기 위해 올라갈 것 같은 주식은 사고, 빠질 것 같은 주식은 파는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는 펀드로 시작됐다. 이후 이러한 전략을 이용하는 펀드의 성과가 좋다는 소문과 함께 다양한 투자 전략이 등장하며 60년대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70년대 경기침체와 더불어 일시 주춤했다가 80년대 후반 이후 급격히 성장, 현재는 1만여개의 펀드가 2조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일반적 헤지펀드는 개인이건 법인이건 돈 많은 부자들이나 기관을 설득할 수 있는 투자대상이나 투자기법이 있으면 만들 수 있는 규제로부터 매우 자유로운 펀드다. 물론 LTCM 사고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가 다소 강화됐고 최근에는 펀드의 유동화 방안, 레버리지에 대한 정보 등을 분기마다 의무적으로 보고할 것을 정했다. 하지만 이것도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형 헤지펀드에 해당되고 중소형 헤지펀드는 기본적인 정보만 보고하면 된다.
헤지펀드는 일종의 금융벤처다. 한국이 지금 IT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테헤란로에 있던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노력하고 토대를 쌓은 결과다. 비록 2000년대 초반 IT버블도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며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금융도 잡초처럼 크면서 배워야 한다. 20년 전부터 한국적 IB 모델을 만든다고, 한국의 골드만삭스가 필요하다고 매번 역설하고 찾아가봤자 절대 한 수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운용사나 증권사가 외국계와 합작하면 서로간의 문화차이와 이해관계로 갈등만 일으키고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배우는 것은 거의 없다. 자신의 돈 버는 노하우를 쉽게 가르쳐줄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합작 금융기관들이 깨진 사례는 너무도 많다. 결국 넘어지고 또 스스로 일어서며 배워야 하는 것이 금융이다.
투자자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투자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도권의 대형사들에게 다 맡기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혹시 걱정하는 대형사고가 제도권 대형 금융회사에서 발생했을 때 금융시장 아니 전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걷잡을 수 없을 수도 있다. LTCM은 노벨상 받은 사람도 운용했지만 망했다. 여기저기 다 하라고 해도 헤지펀드 운용해 본 운용자도 거의 없고, 어수룩한 기관에 큰 돈 맡길 어리석은 투자자도 없다. 작은 시행착오를 통해 배워나가는 것이 궁극적으로 금융강국을 만드는 지름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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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로 갈거면 처음부터 제대로 가는 것이 옳은 방향이고 이런 저런 규제로 헤지펀드 인지 아닌지 애매하게 갈거면 그냥 펀드의 한 유형 정도로 생각해 보는 것이 나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