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 기사로 변신 경기도 전역을 한 바퀴 돈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오는 23일 오산시를 시작으로 택시체험 2차 장정에 나선다.
김문수 지사는 그동안의 택시체험을 통해 236시간 동안 운전대를 잡고 3080km를 달렸다. 요금수입으로 177만120원을 벌었고, 사납비와 가스비 159만8천568원을 지불한 후 남은 10만3천120원은 모두 기부했다.
김 지사가 택시체험을 통해 경기도를 한 바퀴 일주하는 동안 경기도정도 변화를 거듭했다. 그는 "많은 보고서들 중에서 안 맞는 것도 많은데 이는 책상에 앉아서 엉뚱한 얘기를 하기 때문"이라며 "어떤 생생한 보고서도 현장에서 당자사들을 만나 듣는 이야기보다 못하다"며 공무원들에게 현장에 나갈 볼 것을 주문했다.
실제로 김 지사의 택시체험 이후 경기도는 찾아가는 현장행정이라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관공서에서 민원인을 기다리던 기존 행정의 고정관념을 깨고, 직접 도민들을 찾아가 현장에서 민원을 해결한다는 행정의 역발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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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도민안방'은 이런 역발상 현장 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로 생활민원, 일자리, 복지, 부동산, 건강상담 등을 실시, 출범 1년만에 20만건이 넘는 상담실적을 기록할 만큼 도민들의 반응이 좋다.
김 지사의 택시체험을 두고 처음에는 '정치쇼'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보이기 위한 것으로 얼마 가지 않을 일회성 행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김 지사는 이에 대해 "쇼가 분명하지만 그냥 쇼가 아니다. 하루 열 두 시간 택시를 모는 힘든 쇼"라며 "대통령도 꼭 몇 번은 해 보셔야 할 쇼"라고 맞받아쳤었다 .
그는 "택시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쇼가 아니며, 분명히 필요한 쇼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택시체험에 대한 확신을 피력한 바도 있다. 자신이 고민하는 모든 문제의 답이 현장에 있다고 믿는 그는 하루 종일 택시를 몰며 진땀을 흘려 보면 이 도시가 어떤 도시인지 정확하게 파악이 된다며 택시체험 예찬론을 펼쳤다.
△12번은 사납금도 못 채워
지난 2년 8개월간의 택시체험 기간 동안 웃지 못 할 일도 많았다. 파주에서는 군복무 중인 외손자를 면회 온 할머니를 모시고 부대를 못 찾아 헤매는 바람에 손해도 많이 봤다.
기본요금 거리에 있다는 말만 믿고 인근 포 부대를 찾아갔지만 아니었다. 전화를 걸어 외손자의 부대는 찾았지만 이미 상당히 많이 나온 요금. 김 지사는 약속대로 기본요금만 받고 할머니를 모셔다 드렸다.
김 지사를 알아 본 손님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 후 목적지에 이르자 그냥 내리는 경우도 있었다.
도지사가 모는 택시는 공짜라고 생각한 모양. 사정이 이렇다 보니 김 지사는 27번의 택시체험 중 12번이나 사납금을 채우지 못했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길을 찾아가는 초보 택시 운전자인 김 지사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
택시운전을 하면서 느낀 김 지사의 소감은 트위터를 통해 바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해 12월 26일 양평에서는 "날도 차고 구제역으로 양평의 모든 5일장이 폐쇄됐다"며 "양평의 면적이 서울의 1.45배나 되지만 인구는 1/100도 안 된다. 오늘도 사납금 채우기는 불가능 할 것 같다"며 양평의 우울함을 전하기도 했다.
김용삼 경기도 대변인은 "현장 속에 답이 있다고 믿고 있는 김 지사의 뚝심이 31개 시.군 전역의 택시체험을 가능하게 했다"며 "택시체험을 통해 얻은 것이 많은 만큼 김 지사의 택시운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