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風·朴風에 떠는 與 "강남, PK도 안심 못한다"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11.10.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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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6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는 '강남 3구'라 불리는 강남·서초·송파구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오 후보는 서초구에서 59.07%, 강남구에서 59.94%, 송파구에서 51.2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한명숙 민주당 후보는 이들 지역에서 30%대 득표율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 1년 4개월이 흐른 지난 7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강남 3구와 강동구를 합친 '강남 동' 지역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는 49.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의 지지율은 47.7%였다. 둘의 차이는 1.6%포인트에 불과했다.



대한민국 정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안풍'이라 불리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의 등장과 안풍을 이어받은 박원순 야권 후보의 인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던 강남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와 야권 후보의 지지율이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 이 지역이 더 이상 한나라당의 텃밭이 아니라는 의미다.

더욱이 일반 전화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다. 일반 전화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일반적으로 보수 진영 후보에 유리하다. 실제 강남권 여론은 박 후보가 나 후보를 앞지를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런 경향은 비단 서울시장 선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한나라당은 이미 경기 분당을 지역구 보궐선거에서 패배했다. 분당은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한나라당의 텃밭이었지만, 승자는 손학규 민주당 후보였다.

부산·경남(PK) 지역 민심도 흔들린다. 부산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최소 1/3을 잃을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특히 야권의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안 원장이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모두 이른바 PK 출신이다. 이들이 총선과 대선에서 움직인다면 한나라당 입장에서 PK 불패 신화를 계속 이어가기는 어렵다.

당장 여권 내에서 우려가 나온다. 여의도연구소장인 정두언 의원은 "강남지역에서 나 후보와 박 후보의 지지율이 비슷하게 나왔다는 것은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분명 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기존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박 후보와 안 원장에 대해 거부감을 갖지 않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크다. 여권 관계자는 "박 후보는 아름다운 가게 등으로 시민들에 대한 호감을 산 상태고, 안 원장도 지금까지의 행적 등 때문에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이들이 기존 보수 지지층의 표를 가져갈 경우 정치지형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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