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의 '애플빠'..."잡스 없어도 주식 안 판다"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2011.10.0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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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셋플러스펀드 자산 10% 투자 단일종목 최대..." 이미 주가반영, 성장성 여전"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잡스의 사망으로 애플의 혁신성과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국내 펀드매니저들의 애플 사랑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애플에 펀드 자산의 상당부분을 투자하고 있는 국내 펀드매니저들 대부분은 스티브잡스의 사망이 주가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일 수 있지만 성장성 등 기업가치에는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 및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해외 주식형펀드 중 애플 투자비중이 높은 펀드로는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럭셔리주식펀드',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미국대표주식펀드' 등이 있다.

세계적 명품기업과 글로벌 1등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럭셔리펀드인 '한국투자럭셔리증권투자신탁'과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는 각각 자산의 10%, 8% 이상을 애플에 투자하고 있다. 단일종목으로 투자비중이 가장 높다.



미국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삼성미국대표주식펀드'도 자산의 4% 가량을 애플에 투자하고 있다. 이밖에 IBK자산운용의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주식펀드', 피델리티자산운용의 '피델리티미국주식펀드' 등도 자산의 2% 내외의 애플 주식을 편입하고 있다.

이들 펀드의 펀드매니저는 스티브잡스 사망이 애플의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창립자이자 혁신의 대명사로서 상징성은 있지만 애플의 성장성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럭셔리주식펀드'의 책임운용역인 이정숙 한국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오래전부터 나왔던 이슈고, 이미 퇴임했던 상태라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애플은 최근 고점대비 10% 정도만 하락하는 등 방어주로서 탁월한 역할을 하고 있어 편입비 조절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투자전략을 수정한다면 스티브잡스의 사망보다 이달 말 애플의 3분기 실적 발표와 하반기 클라우드 서비스 개시이후 시장반응 등이 이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 등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해외주식운용을 총괄하는 이관우 본부장은 "애플은 이미 글로벌 다국적 기업으로 사람 한 명에 좌우되는 조직이 아니다"며 "애플의 혁신에 물음표가 생길 수 있지만 이미 애플이 짜놓은 판(모바일 기기시장)이 워낙 크고 새롭기 때문에 그 힘은 여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브잡스의 사망으로 애플의 주가가 단기 급락할 경우 오히려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주식펀드'를 담당하고 있는 신준형 IBK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주가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는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사건은 예견된 거고 이미 투자심리와 주가에도 반영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매니지먼트 리스크 우려가 발생해 추가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좋은 매수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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