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손잡고 쪽방탈출 '340억 김밥왕'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2011.09.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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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동행/유통업계, 동반성장의 현장을 가다-14]GS25-영진데리카후레쉬

↑조길영 영진데리카후레쉬 사장이 신제품 연구실에서 GS25 직원들과 함께 인기 상품인 김혜자 도시락을 선보이고 있다.<br>
↑조길영 영진데리카후레쉬 사장이 신제품 연구실에서 GS25 직원들과 함께 인기 상품인 김혜자 도시락을 선보이고 있다.


조길영 영진데리카후레쉬 사장(51)은 편의점 식품업계의 '미다스 손'으로 불린다.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식품기업들과 달리, 손대는 먹거리 상품마다 '대박'을 내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GS25 식품 매대에 진열된 소고기고추장 삼각김방, 천냥김밥, 클럽샌드위치, 추억의 도시락 등 이들 상품 모두가 조 사장의 손에서 만들어진 히트상품들이다.

조 사장은 연 매출 5억원(1998년)에 불과했던 회사의 외형을 340억원(2010년)으로 회사설립 13년 만에 70배 가까이 성장시켰다. 쪽방에서 샌드위치로 시작한 그의 회사는 현재 임직원 510명에, 50개 품목을 3개의 공장에서 만들 정도로 탄탄한 '강소(强小)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이 회사 대표인 조길영 사장의 끊임없는 아이디어와 열정 그리고 '편의점 빅2'인 GS25의 공생발전 의지가 함께 일궈낸 결과다. 조 사장은 "GS25를 만나지 못했다면 이같은 성장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GS25는 최선의 선택이자 최고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GS25 손잡고 쪽방탈출 '340억 김밥왕'
◇'남다른 혜안'+ '최고의 파트너'='대박행진'=조 사장 역시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출발했지만 사물을 보는 눈은 남달랐다. 1991년 유명 제빵회사인 고려당에서 근무하던 그는 일본 출장이 잦았다. 당시 우리나라에선 편의점이라는 소매업 형태가 막 생겨나 생소한 시기였지만 일본에선 '편의점 천국'이라 할 정도로 골목마다 들어서 있었다. 그는 일본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것을 눈여겨 봤다. 독립하기로 마음 먹었던 계기가 됐던 것도 이때다.



조 사장은 33㎡(10평)도 채 안되는 쪽방에서 샌드위치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편의점에 제과점 빵을 납품하면서 직원수도 10명으로 늘어나자 1997년 성남에 '레보나식품'이란 회사를 설립했다. 이 때 인연을 맺은 편의점 가맹업체가 GS25(당시 LG25)였다.

조 사장은 샌드위치 차별화를 위해 일반 식빵보다 맛도 좋고 보기에도 좋은 페스튜리빵에다 양상추와 소스를 넣은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유통기한은 다른 샌드위치보다 짧았지만 아삭한 식감과 신선한 맛으로 다른 경쟁사 상품보다 불티나게 팔렸다.

1998년 외환위기(IMF)에 식품업체들의 줄도산이 이어졌지만 레보나식품은 차별화된 샌드위치로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 오히려 업체 도산으로 공급업체가 줄다보니 오히려 레보나식품은 주문량이 폭주했다.


편의점 업체에 복수로 납품했던 조 사장은 주저없이 GS25를 단독 파트너로 선택했다. 조 사장은 "기업브랜드가 주는 신뢰감과 믿음도 선택의 이유였지만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GS25가 가장 잘 해줬고 지금은 한 가족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영진데리카후레시에 출시한 삼각김밥  ↑영진데리카후레시에 출시한 삼각김밥
◇편의점 넘버원 '우뚝'..GS리테일 협력·가맹주 400억 지원=샌드위치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조 사장은 2000년 회사명을 삼영후테크로 바꾸고 사세를 확장했다. 이때 비약적인 성장을 하게 된 '사업 아이템'이 삼각김밥이었다. GS25 상품기획자(MD)와 함께 수시로 일본에 가 벤치마킹을 하면서 수십차례 시식회를 열며 식재료를 연구했다. 기존 수작업으로 만들던 삼각김밥을 자동화설비를 들여와 대량생산체제를 갖췄다.

새로운 공법도 개발했다. 기존의 틀에 담겨 있는 밥에 내용물을 넣는 '프레스방식'에서 밥에 내용물을 싸는 '시트방식'으로 바꿔 식감과 탄력있는 김밥을 만들게 됐다. 이렇게 탄생한 다양한 삼각김밥은 지금도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모두가 조 사장과 GS25가 머리를 맞댄 결과로 2002년 100억원 매출 돌파의 기쁨을 맛보게 됐다.

조 사장과 GS25는 이 여세를 몰아 '천냥왕김밥'과 '추억의 도시락'이란 이름으로 연속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예전 김밥은 포장 용기에 담겨져 가격도 비싸고 휴대하기 불편했지만 GS25 김밥은 포장지 양쪽을 캔디형으로 말아 한쪽 끝만 개봉토록 했다. 깔끔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판매가격도 1000원으로 저렴하다. 출시하자마자 하루 4만개가 팔렸고 현재도 하루 6만개가 팔리고 있다.

이 김밥과 추억의 도시락으로 300억원 매출을 돌파했고 회사 명도 지금의 회사명으로 바꾸게 됐다. 특히 2006년에 출시한 이 김밥은 지금도 1000원을 고수하고 있다. 원가상승 압박을 받고 있지만 이 가격을 유지하는 이유는 고객을 소중히 여기는 GS25와 조 사장의 경영철학이 녹아 있다.

조 사장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편의점에 납품할 다양한 먹거리 상품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GS25와 함께 면류, 디저트류를 개발해 편의점 식품의 '넘버 원'이 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GS25의 가맹사업업체인 GS리테일은 이같은 성공사례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협력업체와 가맹주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들에게 100% 현금성 결제와 400억 상생예금, 네트워크론 등을 통해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

또 협력업체에게 물류센터와 차량을 지원해 주는 한편 가맹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창업지원을 위해 최고 1억원(담보제공 최고 10억원)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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