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육성, "'황우석 트라우마' 치유 계기됐으면"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1.09.1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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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줄기세포산업 육성 관련업계 '적극 환영' 입장

"'황우석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치유하는 시발점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가 줄기세포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관련기업들은 일제히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연구지원이나 규제완화 등 실질적인 이득도 있겠지만 특히 줄기세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변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줄기세포 관련 연구에 내년 정부 예산을 올해 550억원의 2배 가량인 1000억원 투입해 정보기술(IT) 산업에 이은 신성장동력 중점산업으로 육성하기로 의지를 다지자 업계가 환영했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7,090원 ▲20 +0.28%) 대표는 이날 "한 사람(황우석)으로 인해 줄기세포에 대한 인식이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많은 기업과 과학자들이 줄기세포관련 연구를 계속했고 정부도 이를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 대표는 "세계적으로도 줄기세포를 비롯한 재생의학 분야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사람들이 더 진취적으로 일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5년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황우석 교수 논문 조작사건'이 벌어졌다. 이를 계기로 줄기세포에 대한 이미지는 '기적의 치료제'에서 '사기'로 급전직하 했다. 모든 국민이 줄기세포에 해박한 지식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지만 딱 그 만큼의 뿌리 깊은 불신도 심어줬다.

공교롭게도 2005년은 메디포스트가 관절 연골 재생 줄기세포 치료제의 임상시험에 들어간 해이기도 하다. 그런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 회사는 임상시험을 계속했고 지금은 임상시험을 모두 마치고 상업허가를 앞두고 있다.


양 대표는 "줄기세포 등 혁신적인 의약품에 대한 수요는 전 세계적인 것"이라며 "우리나라에도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갖춘 기업들이 많은 만큼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 된다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황우석 사태는 관련 산업 종사자들에게는 큰 시련이었다.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치료제 상업화에 성공한 에프씨비투웰브 (5,890원 ▲70 +1.20%) 김현수 대표는 줄기세포치료제 임상시험에 필요한 자금을 얻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김 대표는 "상업화단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자금도 많이 들지만 줄기세포치료제라는 이유로 임상시험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웠다"며 "줄기세포 관련 기초연구 뿐 아니라 상업화에 진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단계 회사들은 임상시험 허가를 받더라도 임상자금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기업이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줄기세포 산업 육성정책이 줄기세포업체들이 해외에 진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진혜경 알앤엘바이오 이사는 "줄기세포기술에 대해 해외에서 관심이 많았지만 오히려 국내의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기술수출 등의 결실을 맺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정부가 줄기세포육성에 나서면 관련업체에 대한 해외 기업의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진 이사는 "그동안 사회에 광범위하게 황우석 트라우마가 퍼져 있었다"며 "줄기세포산업이 재점검을 받게 됐다는 점만으로 정부의 정책은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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