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목받는 줄기세포, 다시 불어오는 '광풍'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1.09.1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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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업육성 소식에 급등…상업화까지는 갈길 멀어

16일 줄기세포관련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줄기세포산업 육성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실체 없는 급등은 오래지 않아 급락으로 이어졌던 사례가 많았다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기도 한다.

이날 배아줄기세포 기업인 차바이오앤 (17,390원 ▲160 +0.93%)의 주가는 가격 제한폭인 1800원 오른 1만38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전날보다 1149억원 증가한 8807억원까지 치솟았다.



줄기세포 기업인 알앤엘바이오 (0원 %)의 이날 종가는 7050원으로 전날보다 14.1%(870원) 올랐다. 시가총액도 하루만에 731억원이 늘어 5924억원으로 불었다.

성체줄기세포 기업 메디포스트 (7,220원 ▲390 +5.71%)의 주가도 상승했다. 메디포스트의 주가는 전날보다 1만100원(11.3%)오른 9만92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전날 5636억원보다 638억원 오른 6274억원을 기록했다.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치료제 상업화에 성공한 에프씨비투웰브 (5,680원 ▲170 +3.09%)의 주가는 전날보다 2.8%(3500원)오른 13만500원이었다. 시가총액은 전날보다 85억원 정도 늘어난 3162억원이었다.

이날 하루 줄기세포 관련 주요 4개 업체의 시가총액은 총 2603억원이 늘어났다.

전체 주식시장을 생각하면 주가상승이 큰 것은 아니지만 상업화가 허용된 줄기세포치료제가 1개에 불과하고 대부분 임상시험단계에 있다는 점에서는 이번 주가 상승은 '광풍'에 가까울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정부가 줄기세포산업 육성을 천명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지원책이 나오지 않았고 이 지원책이 줄기세포산업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미지수다.

김지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단 줄기세포관련주 테마가 형성되면 개인투자자들의 매수가 집중돼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경우가 많았다"며 "이 같은 패턴에 대한 학습효과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려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최근 메디포스트와 안트로젠 등이 줄기세포치료제 품목허가를 신청하면서 줄기세포치료제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된 것 같다"면서도 "줄기세포치료제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제품이 나오더라도 큰 매출이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면 줄기세포관련주들의 주가는 분명 고평가의 국면이다. 메디포스트의 주가수익배율(PER)은 125배다. 나머지 차바이오앤, 알앤엘바이오, 에프씨비투웰브의 PER은 산출조차 되지 않는다. 지난해 모조리 영업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물론 이들 회사의 주가가 현재가 아니라 미래의 가치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줄기세포 회사들의 미래 가치 얼마나 될지는, 또 언제 그 가치가 발현될지 지금으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문제는 기대치에 대한 투자자와 회사의 시각차다. 줄기세포를 비롯한 바이오관련 주들은 단기간에 급등락하는 테마주 성격이 짙다. 투자자들도 단기적인 시각으로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신약이 개발되고 상업화에 성공하기 까지는 최소 10여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종조셉김 VGX인터내셔널 창업자는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15~20년의 시간이 걸린다"며 "최종 임상단계에서 실패를 할 정도로 위험이 큰 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근차근 기술력을 쌓지 않으면 신약개발에 성공할 수 없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이오관련 주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줄기세포관련 의약품들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충분히 검증하는 절차도 필요하다는 평가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암백신 개발에 성공한 덴드리온의 사례는 상업적 성공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덴드리온은 암백신을 처음 개발했다는 기대감에 지난해 5월 시가총액이 5조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이 회사가 내놓은 암백신의 매출이 시원치 않았고 현재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2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최근 몇몇 줄기세포업체들이 줄기세포 상업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들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둘지 검증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날 줄기세포 관련주들을 사들인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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