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으로]국가브랜드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

머니투데이 장영 인베스트코리아 투자홍보전문위원 2011.09.14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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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으로]국가브랜드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


구글에서 '네이션 브랜딩'(nation branding)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로 나온 주요 뉴스기사를 클릭해 보았습니다. 그 뉴스의 이미지에는 한 한국 여성이 경복궁을 배경으로 짧은 반바지를 입고 긴 머리를 휘날리며 하이힐을 집기 위해 허리를 숙인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또 다른 검색결과로 나온 사진에는 한쪽 구석에 조그마한 태극기가 있고, 가수 이효리씨가 상의를 걸치지 않은 듯한 차림새로 'Made in Korea'라고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가이미지는 어떻게 형성되어야 할까요?



지난달 말,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주최로 한류를 주제로 한 '2011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컨벤션'이 열렸습니다. 한류가 한국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지나친 활용과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얼마 전 마이클이라는 외국인이 '서울지하철송'이라는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뉴스거리가 되었습니다. 스타벅스나 온더보더와 같은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들이 녹차라떼와 불고기타코 등 한국음식을 혼합한 새로운 메뉴를 전세계 매장에 선보였는데 이 역시 한류와 연결되어 언론에 대서특필되었습니다.



"앞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한국의 대중음악을 듣기 위해 몇몇 사람이 모임을 가지는 것도 한국에서 뉴스가 될 수 있겠다"고 저의 외국인 친구가 농담을 해서 좀 씁쓸했습니다.

우리는 세계로부터 호감을 얻기 위해 또 얼마나 호감을 받는 나라인지를 증명하기 위해 지나치게 애쓰는 것은 아닐까요? 지난주 코리아타임스에 "우리 정부는 대외 국가 이미지를 향상하는 데 집착한다"는 기사가 실렸고, 몇해 전 LA타임스와 지난해 11월 뉴욕타임스도 한국은 "자신의 이미지 형성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사이먼 안홀트씨가 개발한 국가브랜드지수에서 우리나라는 2008년 50개국 중 33위를 차지했으며 2013년까지 순위를 15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2009년에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국가브랜드를 높이는데 이러한 순위에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이먼 안홀트씨도 국가이미지 향상을 위한 권고사항에서 평가순위에 집착하지 말라고 언급하면서 긍정적인 국가이미지는 훌륭한 정책의 결과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좋게 보이려는 노력도 지나치면 밉상스럽게 보일 수 있습니다. 국가브랜드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나라들의 대부분은 자연스러운 활동의 결과로 이미지가 형성된 것이지 억지로 만든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는 노골적이지 않게 국가이미지를 높이는 활동을 해야 하며, 한류뉴스를 보도할 때도 좀더 분별력 있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국가슬로건은 의미가 있고 진정성이 있으며 훌륭한 것이어야 합니다. 저는 외국인 친구들로부터 '다이내믹 코리아' '코리아 스파클링' '하이 서울' 등의 슬로건이 우스꽝스럽게 들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국가슬로건은 외국인들의 조롱거리가 되어서는 안되며 만든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입니다. 그리고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과 좋게 보이기 위해 집착하는 모습의 미묘한 차이를 먼저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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