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으로]해외 투자자 유치 조건

머니투데이 브렛 모펫 인베스트코리아 컨설턴트 2011.08.24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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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으로]해외 투자자 유치 조건


한국의 사모펀드 자금 조달 시장은 2010년 4분기에 최저점을 찍은 후 다시 한번 회생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금 유입규모는 여전히 금융위기 이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투자자(LP)들이 다시 사모펀드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어 전망은 밝아 보인다.

주로 국내투자자의 자금을 기반으로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한 한국의 사모펀드 시장에는 현재 약 70여개의 사모펀드 운용사(GP)들이 활동 중이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여력이 한계에 도달하여 신규 자금유치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현재의 운용사들이 모두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결국 해외 투자자로부터의 자금 모집능력이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금융정보제공업체인 프레킨(Preqin)에 의하면 투자자의 57%가 올해 안에 펀드투자계획이 있으며 이중 71%는 새로운 운용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자보다 투자유치를 필요로 하는 잠재적 펀드 규모가 더욱 크기 때문에 본격적인 투자유치를 시작하기 전부터 투자자와 접촉을 시작하여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운용사들은 잠재적 해외 투자자와의 관계구축에 우선적으로 착수해야 할 것이다.

사모펀드 투자에서 초과수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운용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거시적 상황, 투자전략, 운용팀, 실적, 계약 내용, 백오피스 역량에 중점을 두고 다음과 같은 강도 높은 사전심사과정을 거친다.



거시적 상황 분석은 특정 지역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즉 "왜 한국에 투자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도출하기 위한 과정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정치적 안정성, 금융부문의 견고성, 인구통계학적 추이, GDP 성장 동인, 규제적 환경 등 투자기간 동안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지표와 동향을 파악한다. 특히 한국의 운용사들은 북한의 위협과 현재 진행중인 론스타·외환은행 사건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해외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 전략 평가에 있어서는 사모펀드의 규모, 투자 유형, 분야, 수익창출 방법, 경쟁펀드와의 차별성 등을 분석한다. 투자자들의 2/3는 일반주식시장 수익률보다 4% 정도의 초과수익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을 유치하고자 하는 운용사들은 펀드의 운용방식과 수익창출 방법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펀드 운용팀의 현지시장에 대한 지식과 산업 전문성, 언어 능력, 목표시장에서의 민간 및 공공부문과의 네트워크 구축 수준을 확인한다.

실적 면에서는 동일분야의 경쟁사와 비교하는 사전검증방법을 사용하는데, 실적을 펀드별, 연도별, 산업별, 전략별로 구분하여 수익창출 지점을 규명하고 실제 실적과 운용사가 제시한 전략이 일치하는지를 비교분석한다.


펀드 운용 계약 시에는 조건에 있어 단순 투자자가 아닌, 이해관계를 함께하는 파트너로 대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운용사가 상당한 자기자본을 먼저 투입함으로써 펀드운용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해외에서 처음 자금조달을 시도하는 한국 운용사들은 초기단계에서 투자자들에게 우대조건을 제시함으로써 자금모집을 위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보고체계, 리스크 관리, 납세 전략 등을 포함한 백오피스 기능도 평가된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펀드운용 못지않게 후방 지원 역량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국가의 신규 펀드에 처음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펀드투자의 전 과정에 있어서 투명성과 정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요구할 것이다. 향후 12개월은 해외투자자 유치시장에 진입한 한국 운용사들의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며, 위에서 언급한 기준에 있어서 해외 투자자들을 얼마나 잘 설득해내는지의 여부가 한국 사모펀드 운용사의 성공을 판가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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