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부통령이 이번 방중 기간 중에 가장 많이 사용한 말은 신뢰(Confidence)와 보장(Assurance)이었다. 미국 국채를 1조1655억달러나 보유하고 있는 중국에게 “미국을 믿어라. 미국은 국채상환을 보장한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시진핑(習近平) 부주석 등 중국 지도자들을 만날 때는 물론, 기자회견이나 쓰촨(四川)대학교에서 강연할 때도 신뢰와 보장을 강조했다.
중국의 믿음과 선물에 대한 답례일까, 바이든 부통령은 “미국이 앞으로 수만 종에 이르는 대중국 수출금지품목을 해제하고 해금품목에는 서비스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굴기는 중국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및 세계의 이익에도 부합하며 세계경제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도 했다(쓰촨대학교 20일 강연).
하지만 바이든과 시진핑의 미소를 바라보는 미국인은 뭔가 착잡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든 듯 하다. △바이든 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한 다음날인 18일 저녁, 조지타운대와 상하이 바이 사이의 농구친선대회에서의 벌어진 난투극 △바이든과 시진핑의 첫 회의가 열린 18일 오전10시30분, 인민대회당에서 외국기자와 백악관 직원들이 공안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온 일 △시 부주석이 “미국은 더 이상 돈과 기술의 유일한 원천이 아니며 중국의 대미투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중국과 미국의 권력이동(파워시프트)을 간접적으로 표시한 것 등에 대해 자존심이 잔뜩 상해 있다. 중국 언론들이 바이든 부통령 방중을 연일 대서특필한 것과 달리, 미국 언론에서는 그다지 다루지 않은 것은 이런 감정과 이어져 있을 것이다.
줄다리기를 할 때 시작한 지 몇 분 동안 팽팽한 균형을 이루다 균형이 깨지는 순간 한쪽으로 급속히 쏠린다. 현재 팽팽한 균형 속에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줄다리기도 머지않아 한쪽으로 쏠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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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박6일의 일정을 마치고 웃으며 몽골로 떠난 바이든 부통령과 마뜩치 않게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와신상담(臥薪嘗膽)이 없다면 결과는 뻔할 수 있다. 바이든과 시진핑이 함께 미소 지으며 생각한 다른 꿈도 아마 이것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