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토 인수…노키아가 웃는 이유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1.08.1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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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와 인수합병 가능성, 윈도폰 진영 반사효과 기대감에 주가 급등

'인터넷 공룡' 구글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제조업체 모토로라를 전격 인수키로 하면서 업계에 파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운영체제(OS) 기반의 노키아가 반사 효과를 누리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부진에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날개없는 추락'을 해왔던 노키아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에 따른 MS와의 인수합병(M&A) 가능성과 윈도폰 진영의 시너지 효과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하는 등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게 됐다.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 합의를 발표한 15일(현지시간) 노키아는 뉴욕 증시에서 주가가 무려 17% 급등했다. 본국인 핀란드의 헬싱키 증시에서도 9%나 뛰었다.

모토로라가 특허 가치를 인정받아 63%의 프리미엄으로 구글에 인수되는 만큼 역시 풍부한 특허를 보유한 노키아도 MS에 좋은 조건으로 팔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MS도 주가가 1.6% 상승했으나 노키아 인수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노키아는 MS와의 인수합병 가능성이 아니더라도 이번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노키아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우리가 윈도폰을 통해 스마트폰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커질 것이라는 믿음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었다"며 "윈도폰 생태계에 엄청난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키아는 또 "MS와 함께 각자의 지적재산권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소비자, 운영자, 개발자, 디바이스 제조업체 등에게 이로운 혁신적인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MS와 포괄적 제휴를 맞고 위기의 탈출구를 찾고 있는 노키아는 애플 아이폰에 맞선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반격이라는 이번 상황 변화를 계기로 윈도폰 생태계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관련기사를 통해 일부 전문가들이 노키아의 주장과 같은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즉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가 안드로이드폰 제조업체들에게 별다른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윈도폰 진영도 손해를 볼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구글에 안긴 모토로라가 혹시라도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대한 특허권을 행사하면 안드로이드폰 제조업체들에게는 타격이 된다. 이에 대해 영국 시장조사 업체 오범의 닉 딜런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안드로이드폰 제조업체들의 파트너에서 경쟁자로 입장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앨빈 곽 JP모간 애널리스트는 "모토로라가 구글의 최우선 파트너가 되면 일부 안드로이드폰 제조업체들은 MS 플랫폼으로 바꿀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스튜어트 제프리 노무라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 목적을 특허권 포트폴리오 강화라고 공식으로 밝힌 점을 강조하며 "구글이 스마트폰을 직접 만들지는 않고 모토로라를 스핀오프(회사분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는 이같은 분석은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LG전자 (92,400원 ▲900 +0.98%), 소니에릭슨, HTC 등이 왜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를 환영하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FT에 따르면 삼성은 이번 인수에 대해 "너무 갑작스러운 소식이라 아직 의미를 따져보고 있지만 부정적으로 보고 있진 않다"고 밝혔다.

한편 구글은 이날 모토로라의 모바일 부문인 모토로라모빌리티홀딩스를 125억 달러(주당 40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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