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2008년보다 덜 빠졌다"-메릴린치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11.08.1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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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수급, 원화 안정성, 기업 실적 등 2008년 금융위기와 달라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시 한국증시 변동폭이 점차 크게 줄고 있다며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증시 수급과 원화 안정성, 기업 실적 등에서도 2008년 금융위기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브라이언 송 메릴린치 한국 리서치 헤드는 11일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디레버리징(부채 덜기)가 맞물려 지난 2주간 글로벌증시가 급락했다"며 "코스피지수는 8거래일간 15% 하락해 다른 글로벌 증시와 낙폭이 비슷했다"고 밝혔다.



송 헤드는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 당시 코스피지수의 변동폭은 지난 3년간 크게 줄었다"며 "2008년 10월 8거래일간 코스피는 30% 밀렸지만 같은 기간 다른 글로벌증시는 15% 가량 조정받았다"고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2011년 7월 29일부터 8월 9일까지 8일간 코스피는 14.6%, S&P500지수 9.9%, 대만 가권지수 12.5%, 일본 닛케이225지수 8.4%, 독일 DAX 17.7%, 영국 FTSE 12.1% 하락했다. 이에 반해 2008년 10월 15~24일 코스피는 31.4% 밀려 S&P(-12.1%)와 대만 가권지수(-13.5%), 일본 닛케이225지수(-19%), 독일 DAX(-17.4%), 영국 FTSE(-11.6%)보다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송 헤드는 "역사적으로 경기 흐름에 과도하게 민감하고 변동성이 높은 게 코스피지수의 저평가 요인이었다"며 "수출 의존적인 경기 구조와 국내 증시의 안정적인 투자자 부재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연기금이 2조8000억원 어치의 주식을 매수해 외국인 매도(3조1000억원) 물량을 소화했다"며 "2008년 10월 금융위기 당시 연기금의 매수 금액은 외국인 매도의 3분의 1인 1조원에도 못 미쳤던 것을 감안하면 수급 구조가 개선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2008년 10월 국내주식형펀드에서 1조5000억원이 유출된 데 비해 이번 증시 급락에도 250억원이 유입됐고, 원/달러 환율은 2.9% 상승하는 데 그쳐 2008년 10월(17.7%)보다 변동폭이 낮았으며, 한국기업 실적이 보다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해졌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송 헤드는 "이런 이유로 이번 금융시장 혼란은 한국 주식을 매도하기 보다 매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2008년 금융위기 때 바닥을 찍은 이후 자동차와 화학 등 글로벌 순환주는 4~5배 급등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성과가 좋았던 과매수 종목은 매도 압력에 놓일 수 있어 보다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선호한다"며 "KB금융지주와 이마트 (63,600원 ▲600 +0.95%),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삼성테크윈 (215,500원 ▼5,000 -2.27%), 현대차 (241,000원 ▼8,000 -3.21%)를 유망종목으로 거듭 추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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