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할인혜택 보면 건설사 사정 보인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1.08.1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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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X파일]자금줄 빡빡해 계약금 내리고 중도금 무이자 지원

ⓒ김현정ⓒ김현정


 아파트마다 분양조건이 천차만별이다. 분양가의 5%인 계약금만 내면 이사비용 1000만원을 현금으로 주고 발코니 무료 확장, 중도금 무이자대출 지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거는 곳이 있는가 하면 '원칙'을 고수하는 곳도 있다.

 같은 지역에 들어서는 아파트지만 어느 건설사가 지었느냐에 따라 할인조건이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경기 고양시 삼송신도시에 위치한 A아파트의 분양가는 126㎡ 기준으로 4억5500만원이다. 계약금은 원래 20%를 내야 했는데 미분양물량이 쌓이다보니 지금은 5%로 깎였다. 게다가 계약금만 내면 이사비용 1000만원을 즉시 지원해준다.



 중도금을 대출받으면 이자를 내주는 건 물론이다. 결과적으로 분양가의 2.8%만 내면 입주할 때까지 돈 한푼 안내도 된다.

 반면 인근 B아파트의 경우 계약금 10%를 내야 하고 이런저런 혜택도 없다. 초기에 계약금을 어느 정도 받느냐에 따라 건설사의 자금상황을 엿볼 수 있다. 경기가 좋을 때는 2번에 걸쳐 10%씩 총 20%를 계약금으로 받았지만 지금은 5%까지 떨어졌고 500만~1000만원 등 정액제를 실시하는 곳도 적지 않다.



 경기 남양주시 별내신도시에 들어서는 C아파트 역시 계약금 5%, 중도금대출 무이자혜택은 기본이다. 1000만원에 가까운 발코니 확장비용도 무료다. 시공사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중으로 자금회수가 급박하다보니 생긴 일이다.

 같은 지역에서 분양 중인 D건설사의 아파트는 중도금대출 이자를 잔금 완납시까지 유예해주는 이자후불제만 실시한다. 계약금도 분양가의 10%다. 올 3월부터 분양을 시작했고 현재 80% 정도 계약을 완료한 상태다. 이 건설사는 서초구 교대역 부근에 부지를 갖고 있고 내부 보유현금만 1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이처럼 미분양물량을 안고 있지만 조건을 바꾸지 않고 '배짱'을 부리는 건설사들은 아직 버틸 만한 상황임을 방증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준공된 후 미분양이 생겨 할인에 들어갔으면 몰라도 시공 중인 가운데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경우라면 건설사가 역마진을 막기 위해 부실한 자재를 쓸 수 있는 만큼 입주 후에라도 꼼꼼히 챙겨봐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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