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약가인하 결정.. 대형제약사 직격탄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1.07.2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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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타격'은 무형손실…대형 제약사 영업위측 불가피

불법 리베이트를 주다 적발된 의약품의 약가인하가 사상 처음으로 결정되면서 동아제약 등 제약사들의 매출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이 큰 이른바 블록버스터 의약품도 약가인하 대상에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동아제약 (108,400원 ▲500 +0.46%)의 경우 전문의약품 매출 1위 품목인 위장약 스티렌의 약가인하폭이 상한선인 20%로 결정돼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스티렌의 지난해 EDI(전자문서교환) 청구액은 853억원으로 이번 약가인하로 산술적으로 보면 연간 170억원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스티렌 이외에도 지난해 EDI청구액 278억원을 기록한 고혈압약 오로디핀 등 총 11개 품목의 약가를 20% 내리게 되므로 최소 수백억원의 매출이 줄어 들게 된다.



44년간 제약업계 매출 1위 기업의 이미지도 손상될 수 밖에 없다.

동아제약은 국내 제약사로는 드물게 신약개발에서도 성과를 내왔고 강신호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역임하는 등 대표적인 제약기업으로 자리를 잡아왔다.

게다가 이번에 약가 인하가 결정된 스티렌은 동아제약이 2002년 자체 개발해 출시한 천연물신약이다.


정부는 그 동안 신약을 개발한 기업에 대해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정부가 스티렌의 약가인하폭을 20%로 결정한 것은 자체 개발한 신약일지라도 리베이트를 제공할 경우에는 예외 없이 약가인하 대상에 포함된다는 메시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동아제약 관계자는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를 검토해보고 앞으로도 해명의 기회를 찾아볼 계획"이라며 "법적인 대응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종근당 (60,700원 ▲400 +0.66%) 역시 타격을 입게 된다.

종근당은 고혈압치료제 딜라트렌정6.25mg정이 20% 인하된 것을 포함해 16개 품목이 평균 13.9% 깎였다. 딜라트렌6.25mg정의 지난해 매출은 101억원으로 약가가 20% 인하되면 20억원이 넘는 매출 감소가 발생할 전망이다.

또 연 매출75억원 정도인 고혈압치료제 애니디핀의 약가도 19.8% 인하돼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정 등 61개 품목이 적발됐지만 평균 인하율이 1.82%로 낮아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에 약가인하가 결정된 제약사들의 영업은 급격하게 위축될 전망이다.

앞으로 2년 안에 해당 의약품과 관련해 다시 불법 리베이트 행위가 적발될 경우 인하율이 가중돼 총 40%까지 약가가 인하되기 때문이다.

김신희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제약사들의 해당 품목에 대한 공격적인 영업은 힘들 것"이라며 "의사들도 이미지 하락을 감안해 해당 제품에 대한 처방에 보수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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