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고용쇼크, 더블딥 징조 vs 소프트패치 끝 신호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 최종일기자 2011.07.0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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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양적완화 가능성은 낮아

더블딥(이중침체) 징조인가, 소프트패치 끝 신호인가.

기대를 모았던 6월 비농업 고용자수가 뜻밖으로 크게 나쁘게 나오자 월가는 "경악" "매우 실망적"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예상이 빗나가도 한참 빗나간 탓이다.

8일(현지시간) 6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는 전월 대비 1만8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의 전문가 전망치 10만5000명, 마켓워치 컨센서스 12만5000명의 15% 수준에 불과한 것이자 지난 9개월 이래 최저 수준이다.



앞서 5월 고용자수는 당초 5만4000명 증가에서 2만5000명 순증된 것으로 하향조정됐다. 이로써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2월부터 4월까지 매달 평균 21만5000명 늘었다가 5월과 6월에는 평균 2만2000명이 증가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통계 오차 10만명을 고려하면 사실상 일자리 증가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월 실업률은 9.2%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나마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많아 실업률이 덜 올라갔다. 블룸버그의 전문가 전망치는 5월과 같은 9.1%였다.



더블 딥 조짐보다는 소프트 패치 끝물 신호

월가는 이것이 소트프패치를 넘어 더블딥으로 가는게 아닌가 하고 한동안 의심했다. 노동부 통계에 앞서 발표된 6월 ADP 민간고용자 증가수가 사전추정치 두배에 가까운 15만7000명을 기록한 터여서 의외감이 더했다.

그러나 5~6월 미국 고용부진을 새로운 침체 조짐으로 해석하기 성급하다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고용이 경기동향을 후행하는 성격이 있는 만큼 5~6월 고용부진이 소프트패치를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고 하반기 경기회복 가능성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손성원 미 캘리포니아 주립대 채널아일랜드 경제학 교수는 이날 코멘트 자료를 통해 "6월 고용지표가 매우 실망스럽다"면서도 "미국경제는 소프트 패치의 끄트머리에 서있다"고 평가했다.

손 교수는 "미국경제 부진은 일시적 요인에서 기인하고 있다"며 "유가가 정점에서 15%가량 하락한 상태에 있고 일본 쓰나미로 인한 공급망 타격이 컸던 자동차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하반기 미국경제가 활력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 수석외환전략가인 마크 챈들러도 비슷한 시각이다. 그는 "미국경제가 하반기 회복될 것이란 근거로 유가하락, 저금리, 일본 공급망 차질 요인 소멸 등 3가지가 꼽히고 있는데 여전히 건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고용과 분기별 경제성장률이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며 "올 1분기 일자리증가수는 지난해 4분기보다 많았지만 성장률은 3.1%에서 1.9%로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전망엔 미국경제 소프트패치를 부른 제조업 경기가 6월을 고비로 반등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있다. 6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예상을 깨고 5월 53.5에서 55.3으로 반등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 생산이 중심인 시카고지역 구매자관리지수도 5월보다 4.5포인트 높은 61.1을 나타냈다.

모건스탠리 데이비드 그린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머니투데이 특파원과 인터뷰에서 "일본 지진으로 인한 부품차질 때문에 자동차부문은 2분기 미국경제성장률을 거의 1% 포인트 까먹었다"며 "하반기 자동차부문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3분기 GDP에 1.5%포인트 추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3단계 양적완화? 글쎄..

월가는 5~6월의 이례적인 고용부진이 연준의 3단계 양적완화 가능성을 높이는 일로 해석했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자신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물가나 실업률이 연준이 우려할 정도로 크게 나빠져야 하는 상황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다. 챈들러 전략가는 "연준이 3단계 양적완화의 문턱이 대단히 높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날 고용지표 발표 직후 로이터가 월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실업률은 5월 9.2%에서 올해말 8.7%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2단계 양적완화 가능성은 20% 정도로 낮게 점쳐졌다.

도쿄미쓰비시 UFJ의 수석 파이낸셜 이코노미스트 크리스 럽키는 "실업률이 좀더 올라간다면, 연준은 대규모 국채 매입을 재개할지를 검토하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며 실업률 9.5%가 시작 지점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이 지난해 11월 6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QE2)를 시작했을 당시 실업률은 9.8%였다. 이에 앞서 벤 버냉키 의장이 8월말 와이오밍주 잭슨홀 컨퍼런스에서 2단계 양적완화를 시사할 때 실업률은 9.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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