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만난 유명 작곡가 A씨가 한 말이다.
'포니'(Pony)는 현대자동차에서 만든 국내 첫 고유모델로 한국차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합자회사 형태로 생산하던 포드와 결별하고 100% 국산차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미국과 일본에서 부품을 받아 조립완성차를 생산하던 데서 탈피, 국산화에 시동을 걸었다.
A작곡가는 K팝의 제작 시스템을 포니와 비교하며 '국산화율'이 몇 %나 될 것 같으냐고 되물었다.K팝 열풍이 거세다지만 실상 노래와 춤은 모두 외국에서 들여왔다는 것이다. 주요 부품을 외국에서 들여와 포니를 만들었듯, K팝은 아직 조립공정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소녀시대의 '훗'은 덴마크 작곡가들이, '소원을 말해봐'는 노르웨이 작곡가 그룹이 참여했다.
아직 K팝이 유럽과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못된다. 유튜브 동영상이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K팝을 접한 일부 10~20대 젊은이들만의 문화라고 K팝 열풍을 평가절하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K팝은 자동차로 따지자면 아직 국산화율이 50%도 안되는 포니수준이고 '시장 점유율'은 거론하기도 힘든 단계이다.
하지만 30여년전 껍데기만 국산이던 한국차는 이제 국산화율이 97%에 이른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5월 미국 시장 점유율 10%를 처음으로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1월 4000원대였던 에스엠의 주가가 불과 1년 반 만에 6배가 넘는 2만 5400원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것도 '포니신화'를 K팝에서 재현할 수 있는 잠재력에 대한 믿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