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2018]삼양식품, 평창 계기로 '40년 꿈' 이뤄질까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11.07.0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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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325,500원 ▲15,500 +5.00%)이 운영하는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대관령목장'에는 숙박시설이 일절 없는데도 지난 한해 42만여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평창군민의 10배에 달하는 관광객들이 해발 1400m 이 고지로 끊임없이 찾아온 것이다.

1980만㎡(600만평) 규모의 광활한 부지 위에 펼쳐진 이국적인 목초지와 동해까지 내려다보이는 탁트인 전망이 인기 요인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변변한 숙박시설 하나 없는 목장인데도 매년 40만명이상 손님들이 찾는다는 것은 이곳이 천혜의 자연 풍광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대관령목장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로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단순하게 목장으로만 활용하기에는 눈앞에서 펼쳐지는 동계올림픽 대회가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이기 때문이다.

1972년 목장부지를 사들인 삼양식품은 94년부터 이 일대를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하려는 꿈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한 차례도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최근의 개발 청사진은 2007년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만들었다. 당시 삼양식품은 대관령목장 일대를 세계적 생태 순응형 휴양지인 뉴질랜드 '밀포드 트랙'에 버금가는 관광지로 개발하겠다며 한국관광공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삼양식품, 사운 건 개발 청사진 가능할까?
이 협약에는 대관령고원을 개발해 백두대간 복원과 연계하고, 동해안 관광지와도 결합시킨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 삼양식품의 최대주주로 대관령목장에 330만㎡(100만평) 부지를 소유한 삼양축산과 삼양식품의 또 다른 주요주주인 현대산업개발 등도 이 협약에 참여했다. 당시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불투명한 시점이어서 스키장 같은 겨울스포츠 시설보다는 자연친화형 개발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현 시점에서는 이보다 더 규모가 있는 개발 청사진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관령목장 일대는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장인 알펜시아리조트와 자동차로 10분 거리로 올림픽대회를 치르기 위해서는 호텔이나 콘도, 스키장 같은 관광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삼양식품은 대관령목장 내 사유지인 100만평을 겨울스포츠 시설 중심의 휴양형 관광지로 개발하는데 사운을 건다는 방침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회사에서는 이미 대관령목장을 대규모 스키장과 호텔, 콘도, 골프장 등이 어우러진 친환경 복합 리조트로 개발한다는 추진방향을 정한 상태"라며 "앞으로 정부와 강원도, 평창군 등과 면밀히 협의해 이 개발 방안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양식품 "관광레저사업 신성장축으로 삼겠다"

삼양식품은 이를 계기로 기존 라면사업에서 벗어나 관광레저·호텔사업을 기업의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기존 라면 사업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목적이라면 대관령목장을 축으로 한 관광레저·호텔사업은 삼양식품의 미래를 바꿀 사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관령목장 일대는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에 적용받는 지역으로 상수도보호구역이기도 해 개발 인허가를 둘러싸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지만 개발 자체가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정부와 강원도 등이 평창올림픽 특별법을 추진할 예정이기 때문에 대관령목장 개발 제한이 풀릴 가능성도 있다. 동계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만큼 대관령목장 개발이익을 일정부분 환수하는 방안도 함께 모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양식품 입장에선 자산 가치 상승으로 밑질 것이 없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대관령목장에 보유한 100만평 부지의 장부가액은 5000만원을 넘지 않는다"며 "그러나 올림픽 유치로 이 땅의 가치가 1000억원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의 현 시가총액은 2100억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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