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디폴트 위기가 고비를 넘기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살아난데다 신흥시장 물가상승률이 6∼7월에 정점을 찍고 꺾이기 시작하면 긴축정책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신흥시장 순유입 자금, 12주래 최대=신흥시장으로 투자자금 귀환 현상은 지난달 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머징 포트폴리오 펀드리서치(EPFR)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까지 일주일간 글로벌 주식펀드에서는 44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반면 신흥시장 주식펀드로는 25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신흥시장 주식펀드로 자금이 순유입되기는 4주만에 처음이다. 순유입 규모는 12주만에 최대였다.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이에 대해 투자자들이 다시 신흥통화 표시 자산에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했다.
RBS는 지난달 29일까지 일주일간 신흥통화 표시 채권펀드로 5억3400만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는 점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시장에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신흥통화 표시 채권은 신흥국 통화 가치 절상 기대감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흥시장 연착륙 기대감 확산=최근 신흥시장 자산에 다시 투자자금이 몰리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그리스가 디폴트 위기를 벗어남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과 인도 등 주요 신흥국들의 경기가 최근 둔화되면서 물가상승률이 올 여름에 정점을 찍고 꺾일 것이란 전망도 신흥시장 매력을 높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9로 지난 2009년 2월 이후 28개월만의 최저치로 집계됐다. 인도도 6월 HSBC PMI가 55.3으로 9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한국의 6월 HSBC PMI도 51.1로 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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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며 연착륙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에단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일부에서 과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경기둔화는 긍정적인 것"이라며 "연착륙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제조업 지표가 둔화되면서 물가상승률도 조만간 정점을 찍고 꺾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증권보는 최근 사설을 통해 물가상승률이 6∼7월에 정점을 찍고 꺾여 올해 전체적으로 4.5∼5.0%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추가 긴축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를 넘어 살인적이라는 우려를 샀던 베트남도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43%로 전분기 7.34%에 비해 크게 둔화돼 물가가 서서히 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도 역시 5월 도매물가지수 상승률이 9.06%로 9.5%대였던 올해 1분기보다는 둔화돼 물가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전망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