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 '새 주인' 맞아 임플란트 해외 시장 확대 '시동'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11.06.2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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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백 디오 사장 "내년 日시장 공략 본격화..하반기 신제품 판매 기대"

지난해 12월. 임플란트 제조 및 판매업체 디오 (20,950원 ▲450 +2.20%)의 최대주주가 갑작스럽게 변경됐다.

이 회사는 형제인 김진철 회장과 김진백 사장이 창업주인 동시에 최대주주인데다,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시장에선 이 회사가 다른 곳으로 넘어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지배구조나 사업적으로 문제가 없던 디오의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유는 보증 때문. 기업 모태이기도 한 건설 사업부가 과거 진행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연대보증을 선 것이 화근이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물 분양이 되지 않으면서 매출채권 회수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디오, '새 주인' 맞아 임플란트 해외 시장 확대 '시동'


김진백 사장<사진>은 "매출채권이 회수되지 않으면서 400~500억원의 자금이 묶이게 됐고 순식간에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고 말했다.



◇덴츠 플라이, '해외사업+재무개선' 일거양득

김진철 회장과 김진백 사장이 최대주주의 자리를 내놓으며 지분을 넘긴 곳은 글로벌 덴탈기업 '덴츠 플라이'였다.

김 사장은 당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위치한 본사사옥 매각을 검토했다. 해운대구에서 명물로 평가받는 사옥을 팔면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얘기치 못한 제안이 들어왔다. 덴츠 플라이가 투자제안을 한 것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덴츠 플라이는 한화로 연간 매출 3조원, 당기순익 2500억원이상에 달하는 치과재료 관련 세계 1위 기업이다. 현재 나스닥에 상장돼 시가총액만 5조원에 육박한다.

김 사장은 "과거 덴츠 플라이측에 투자를 제안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작년 7월 주문자위탁생산(OEM)건으로 협상을 재개한 것이 지분투자로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지분투자는 2개월 만에 이뤄졌다. 덴츠 플라이는 최대주주인 김진철 회장과 김진백 사장으로부터 140만주를 취득했고, 현대스위스2저축은행과 디오로부터 각각 53만주, 870만주의 전환사채(CB)를 매수했다. 이로인해 덴츠 플라이는 전체지분의 51%를 보유한 디오의 최대주주가 됐다.

디오는 덴츠 플라이를 통해 2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우선, 회사의 채무가 '0'이 된 것. 해마다 흑자를 내도 만만치 않은 이자 탓에 경영난에 허덕였던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됐다.

김 사장은 "당시 회사나 주주들을 생각할 때 최대주주 지위를 지키고 있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 했다"며 "무엇보다 재무제표가 깨끗해 진 것이 속 시원하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는 해외사업 강화다. 덴츠 플라이는 전 세계에 약 40여 개의 생산기지와 130여개국에 영업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따라서 덴츠 플라이의 영업망만 활용하면 해외시장에서 지배력 확대는 시간문제인 것. 올해 해외에서만 매출 2000만 달러를 목표로 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사장은 "덴츠 플라이가 치과 치료제 및 기자재, 보철분야에선 세계 1위인데 반해 임플란트는 4위"라며 "덴츠 플라이의 임플란트가 고가다 보니 신흥시장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졌고, 결국 품질이 뛰어난 중저가 제품을 보유한 회사를 찾던 덴츠 플라이와 해외시장 확대를 준비하던 디오의 니즈가 맞아 떨어진 것"이 라고 말했다.

디오는 덴츠 플라이와의 첫 작품으로 일본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일본 정부에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며, 빠르면 연내에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사장은 "통상 일본 정부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으려면 2년 이상 걸린다"며 "덴츠 플라이가 이미 일본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절차 등에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고 말했다.

또,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호주 등 그동안 딜러 망이 취약했던 국가에서도 덴츠 플라이의 영업망을 빌려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게 됐다.

김 사장은 "현재 전체 매출에서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대 30"이라며 "조만간 국내외 비중이 역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7월 신제품 출시, 심혈관 스탠트 등 부가사업도 활발

디오, '새 주인' 맞아 임플란트 해외 시장 확대 '시동'
최근 디오는 새로운 임플란트 제품을 개발, 내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UF 임플란트<사진>로 불리는 이 제품은 기존 제품의 단점을 완벽히 보완한 제품으로 디오의 프리미엄 제품인 '바이오 타이트'보다 가격은 낮고 성능은 뛰어나다.

김 사장은 "새롭게 출시되는 제품은 환자의 어떤 상태에서도 적용이 가능하고 뼈와 친화성이 높은 마그네슘 이온을 함유하고 있어 골 유착 속도가 빨라 회복 역시 빠르다"며 "이미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실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됐다"고 말했다.

디오는 신제품을 통해 하반기 국내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한편 국내에서 제품 검증이 완료되면 곧바로 해외시장에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디오는 임플란트 뿐만 아니라 올해 주력 제품 중 하나인 구강스캐너(제품명: I-Tero)와 심혈관 질환 환자들에게 사용되는 심혈관 스탠트 역시 판매를 강화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구강스캐너는 치과 디지털화의 시작"이라며 "그러나 아직 시장기반이 조정돼 있지 않아 올 하반기에는 저변확대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심혈관 스탠트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한 달에 700~800개 정도가 시술되며 올해 120억원 가량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국내시장을 지배하는 해외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점유율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다양한 제품 판매를 통해 올 하반기부터는 실적개선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사장은 "올해 의료업계 '리베이트 쌍벌제' 등으로 제품 공급이 미뤄지는 등 매출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며 "그러나 2분기부터는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오는 올 2분기 매출 15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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