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일단 숨고르기, 폭풍전야의 고요?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11.06.1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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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가 16일(현지시간) 줄다리기 끝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전날의 급락은 그쳤다.

나스닥지수가 약보합 마감하긴 했지만 다우지수와 S&P500 지수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와 주택착공 건수가 예상을 웃도는 긍정적인 수준으로 발표된데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덕분이었다.

하지만 현재 주가 수준은 드러난 악재, 즉 미국 경제지표 약화와 그리스 부채위기를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는 판단이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동력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프라이빗 은행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잭 에이블린은 "지금 이 수준에서 주식을 파는 사람은 더블딥(이중침체)을 예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말은 경제지표가 약화되고 있긴 하지만 미국 경제가 더블딥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담고 있다.

다시 해석하자면 더블딥 우려가 더 짙어지면 뉴욕 증시가 더 떨어지겠지만 더블딥이 없다면 현재 수준은 바닥이란 의미다.



투자 전문사이트 더스트릿닷컴에 기고하는 레브 샤크는 "전날 매도 강도는 적극적인 저가 매수자를 유인할만큼 매우 강도가 셌다"며 "하지만 이날 매수한 사람들은 주가가 떨어질 때 샀다가 오르면 빨리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단타 트레이더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저가 매수란 주가가 올라갈 때는 매력적인 전략이지만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며 "지금 저가 매수자들은 증시 상승세에서 저가 매수에 나설 때만큼 확신이 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증시가 조정을 그치고 견고한 바닥을 마련한 상태라고 선언하기는 이르다는 의미다.

이날 상승세에 가장 큰 도움이 된 지표는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였다. 신규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41만4000건으로 전주보다 1만6000건 줄었다. 이는 42만건이 넘을 것으로 봤던 월가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5월 주택착공건수도 56만건으로 54만~55만건으로 내다봤던 월가 전망치를 웃돌며 긍정적으로 나왔다.


밀러 타박의 주식 전략가인 피터 북크바르는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지난 8주 연속 예상보다 늘어나며 실망스럽게 나왔는데 이날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자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6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7.7로 나타나며 전달 3.9에서 소폭 개선됐을 것이란 기대를 무참하게 깨버렸다. 이로써 뉴욕에 이어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도 6월에 위축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날 증시는 전날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와 실업 및 주택지표의 예상외 강세로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 급락이라는 악재를 소화해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제조업 동향이 계속 마이너스로 나온다면 다시 한번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며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날 다우지수는 0.5% 오르며 1만1961로 마감, 이번주들어 0.5%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S&P%00 지수는 0.2% 강세를 보며 1267로 마감했으며 이번주 들어 0.2%의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이날 0.3% 하락한 2623으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이번주 들어서도 현재까지 0.3% 약세다.

결국 뉴욕 증시가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느냐, 7주만에 반등이냐는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인 17일에 달려있다. 문제는 17일이 만만치 않은 날이란 점이다.

일단은 6월과 2분기 말 선물 및 옵션 만기일이 겹쳐진 쿼드러플 위칭데이다. 이 때때문에 거래량이 늘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일일 변동률이 1%를 넘을 정도의 '퍼펙트 스톰'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17일에는 그리스 부채문제도 큰 분기점을 맞는다. 그리스 총리는 당초 이날 발표하기로 했던 새 내각 구성을 17일로 미뤘다. 이에 따라 재정긴축안에 대한 의회 신임투표도 이날 이뤄진다.

독일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만나 그리스 지원방안을 둘러싸고 막후 담판을 벌인다. 양국은 현재 지원방안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그리스 문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뉴욕 증시는 크게 출렁일 수 있다. 뉴욕 증시에서 발표되는 경제지표는 미시건대 6월 소비자 심리지수와 5월 경기선행지수다. 시장 영향력은 중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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