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데이]상품값에 얽힌 美-中 관계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1.05.1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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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플레에 美 기름값 싸져…상품값 떨어지면 양국 갈등 커진다?

편집자주 요즘 글로벌 정치경제 이슈에서 美-中 관계를 빼면 속된 말로 '앙꼬없는 찐빵' 신세입니다. G2의 '오늘(today)'에서는 두 플레이어들의 따끈한 소식들을 미주알 고주알전하겠습니다.

지난 1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쏠린 관심 중 하나는 유가의 흐름이었다. 앞선 한 주 내내 급락한 유가가 상승 반전한 9일에 이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지가 매우 중요했다.

결과적으론 미국 미시시피강 홍수로 인한 정유시설 피해 우려에 상승했지만 장중에는 중국발 뉴스에 상승 열기가 식기도 했다. 중국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익숙한 뉴스였지만 유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유가가 중국의 금리인상, 즉 긴축에 민감한 이유는 간단하다.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이 긴축 정책으로 경기를 식히면 그만큼 원유 수요가 감소해 가격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긴축 전망에 원유 선물 가격이 하락하면 미국 운전자들의 휘발유 값도 싸진다. 최근 갤런당 4달러까지 오르기도 해 차에 기름 넣기를 주저했던 이들로선 중국에 고마워할 만한 일이다.



또 심지어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감을 상품값 등락이 좌우하는 경우도 있다. 이 역시 최근 일로 지난 9~10일 열린 제3차 미-중 전략경제대화(S&ED)는 상품값 급락이 회담 분위기를 조용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였다.

이번 S&ED에선 위안화 환율 문제나 인권 문제 등 양국간 첨예한 갈등 이슈가 크게 부상하지 않았고 적당히 조절된 말들만 나왔다.

일단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이슈에 집중하느라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지 못한 것이 이같은 분위기를 만든 가장 큰 요인이지만 유로존 위기와 함께 지난주 벌어진 상품값 급락 사태가 양국간 쟁점을 잠시 묻어두는데 일조했다.


또 위안화가 점진적으로 절상되고, 양국간 무역수지 격차도 최근 들어 축소(리밸런싱)돼 미국 쪽의 압박 명분이 약해진 것도 있다. 그러나 무역수지 문제도 사실은 상품값에 얽혀 있다.

마크 윌리엄스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양국간 무역수지 격차 축소, 즉 중국의 무역흑자 감소가 실질적인 수출 감소, 수입 증가에 따른 리밸런싱이 아니라 상품 가격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높은 상품 가격이 중국의 무역흑자를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국내총생산(GDP)의 4% 이하로 낮춰 준다"며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지난해 중국의 무역흑자 감소폭은 수입 증가보다는 상품값 상승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상품값이 앞으로 계속 하락한다면 중국의 무역흑자는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며 "이 경우 미국의 중국에 대한 압력은 다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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