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삼성전자 부품 줄일 것… 인텔·TSMC 수혜"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11.05.0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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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애널리스트 "애플 파운드리 일부 TSMC가 담당, 인텔도 진출 노려"

삼성전자와 애플이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인텔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프로세서 제작을 삼성전자 (79,700원 ▼1,600 -1.97%) 대신 맡으려 기회를 보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애플도 반도체의 삼성전자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는 관측이다.



미국의 증권사 파이퍼 제프리의 애널리스트 거스 리처드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수많은 정보를 토대로 판단해볼 때 인텔이 애플의 파운드리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애플의 수요 확대와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시장에서 점유율을 감안할 때 인텔이 애플의 파운드리를 맡으면 모바일기기 시장에서 경쟁적인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현재 아이폰4와 아이패드2에 들어가는 A4와 A5 프로세서의 파운드리를 담당하고 있다. 파운드리란 다른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해서 공급해 주는 사업을 말한다. 애플의 프로세서 설계는 현재 ARM의 기술을 토대로 이뤄지고 있다.

로드맨&렌쇼의 애널리스트 야쇽 쿠마르도 CNET과 전화 인터뷰에서 "애플과 삼성의 최근 긴장관계를 감안할 때 인텔이 애플의 파운드리 협력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의 신생기업이지만 이미 애크로닉스 세미컨덕터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파이퍼 제프리의 리처드는 다만 인텔이 애플의 파운드리를 담당하려면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봤다.

하지만 삼성전자 의존도를 줄이려는 애플의 노력은 이미 시작됐다. 리처드는 "최근 애플과 삼성간 특허 소송으로 애플이 실리콘 수요를 다른 곳에서 충족시키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는 믿음을 더욱 확고하게 갖게 됐다"고 밝혔다.

또 "애플이 삼성전자와 멀어지기 시작했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다"며 "애플은 메모리 부문에서는 엘피다, 도시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과 협력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리처드는 아울러 인텔이 주목하고 있는 애플의 파운드리 일부를 이미 대만의 TSMC가 맡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리처드는 보고서에서 "TSMC가 올 4분기부터 애플쪽에서 매출을 얻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도 TSMC가 지난 3월 아이패드2에 들어가는 A5의 파운드리 일부를 당당하기로 계약을 맺었다는 소문이 실리콘밸리에 파다하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파운드리를 맡을 뿐만 아니라 D램과 NAND, 플래시 등의 부품을 애플에 납품받고 있다. 리처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17%로 추산된다.

한편, 인텔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들어가는 프로세서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인텔은 현재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에서는 거의 점유율이 없는 상태다.

인텔은 4일(현지시간)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은 물론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탑재할 수 있는 차세대 프로세서 기술을 공개했다. '아이비 브릿지'라는 이름이 붙은 새 프로세서는 전력 효율이 높아 모바일기기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인텔의 설명이다.

인텔의 반도체칩은 성능이 우수하지만 전력소모가 너무 많아 모바일기기 제조업체들이 지금까지 채택을 꺼려왔다. 인텔 칩은 애플 아이패드에는 아예 들어가지 않고 있고 안드로이드 기기에도 대부분 채택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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