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당 없으면 특급호텔 등급 불이익"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11.05.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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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국 문화부 장관 "호텔 한식당 육성"… 운영방식 개선 요구

"한식당 없으면 특급호텔 등급 불이익"


"한식당이 없으면 특급호텔 등급을 받지 못할 정도로 기준을 강화하겠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이 3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식당 육성 의지를 밝혔다.

최근 호텔신라 (59,000원 ▲700 +1.20%)의 '한복홀대' 사건으로 특급호텔의 한식당 외면 문제가 불거지면서 관련 제도 마련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한식당 운영 점수를 좀 더 높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한식당이 없으면 특급호텔을 받지 못할 정도로 기준을 강화할 것"이라며 "한식당 운영 등에 따른 세제혜택도 검토 중이지만 형평성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호텔업 등급평가기준은 700점 만점으로 630점 이상이면 특1급을 받는다. 기본평가에서 일반식당·한식당·커피숍 3개를 모두 설치할 경우 10점, 2개설치 6점, 1개설치 4점을 받고 기본평가와 별개로 한식당 운영시 20점을 추가로 준다.



정 장관은 또 "호텔신라에 대한 제재 문제가 거론되면서 호텔신라 부사장 등이 찾아와 면담을 했고 호텔측에 한식당을 만들라는 제안을 했다"며 "호텔신라도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특급호텔의 비효율적인 한식당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뱉었다.

정 장관은 "호텔에서 파는 2만원짜리 된장찌개를 누가 먹겠냐"며 "호텔 한식당은 김치찌개, 된장찌개를 팔 게 아니라 집에서 못먹는 궁중요리 등을 정갈하게 만들어 누가 먹어도 제대로 대접받았다는 느낌을 받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중국 관광객 전문 한식당도 만들기로 했다. 정 장관은 이를 위해 최근 홍콩을 방문, 음식평론가 추아람(蔡瀾)씨를 만나 중국인들이 만족할 만한 한식 메뉴 개발에 대해 논의했다. '홍콩의 식신'이라 불리는 추아람씨는 여행·음식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책을 저술한 유명인사다.

정 장관은 "추아람씨가 개발한 메뉴를 파는 식당을 관광공사 등 정부가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향후 민간으로 식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식당 운영을 포함한 관광산업 전반에 대해서는 올해 1000만 관광객 시대라는 외형에 얽매이기보다 질적 향상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미 숙소 관련 규제가 많이 풀려 2013년까지는 숙소 부족 문제가 해결될 전망"이라며 "국내 관광 가이드의 경우에는 필기 외에 현장 실습에 합격하지 않으면 자격증을 못받도록 질적 향상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드 요금 덤핑 문제도 관광협회와 함께 경고 조치를 시행해 온라인에 해당업체를 공개하기로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해서는 "100여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있는데다 경기장, 시설 등 객관적 조건 뿐 아니라 개별적인 역학관계, 인간적 관계가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유치에 성공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는 오는 7월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투표로 결정된다.

정 장관은 "사실 (개최지) 결정은 IOC위원이 아니라 IOC위원의 부인들이 하는 것 같다"며 "개최기간 경기 이외에도 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중요하기 때문에 유치를 위해서는 경기시설 뿐 아니라 모든 요소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27일 취임한 정 장관은 오는 6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취임 후 12차례 대국민 현장보고를 통해 정책고객 1000여명을 만나 237개의 제안과제를 받고 190여건을 수용했다. 각 분야별 규제·제도개선 TF를 만들어 세부개선안을 만들고 4월말 현재 153건의 규제개혁 가운데 35건 개선을 완료했다.

정 장관은 "지금까지는 국민들이 지켜보기만 했지만, 이제부터는 실제 성과를 내야하기 때문에 걱정이 앞선다"며 "앞으로도 정책 고객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새로운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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