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 깨야 산다"…카드도 개성시대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1.05.0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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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질적경쟁시대]<5-1>DIY·모바일·NFC '회심의 카드'

편집자주 1만원 미만을 카드로 결제해도 불편하지 않고 할인과 적립까지 되는 즐거운 세상입니다. 일각에서는 2003년 카드사태 재연을 우려하지만 그 때와는 시장과 소비자, 카드사가 모두 질적으로 다른 상황입니다. 이제 질적 경쟁 시대를 함께 일궈가야 할 때입니다. 이에 머니투데이는 현재 카드시장이 이전과는 어떻게 다른지, 각 카드사들의 질적 경쟁력은 무엇인지를 점검하는 '신용카드, 질적 경쟁 시대를 연다'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고객에게 맞춰라" "모바일카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카드사들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맞춤화되고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에 나섰다. 카드사들이 카드 신상품을 출시하고 고객들을 대상으로 밀어내기 발급을 하던 시대가 끝한 것이다. 모바일카드 등 새로운 서비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등 상대적인 후발 주자들이 이같이 경쟁에 앞장서고 있다. 롯데카드는 대기업을 기반으로 전업계 카드 중에서는 뒤늦게 경쟁에 뛰어들었고 하나SK카드는 은행계 카드사긴 하지만 통신사와의 접목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또 BC카드는 카드 서비스 혁신을 주도해온 기존의 전통과 KT와의 합작을 통해 새로운 지배구조를 구축한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맞춤형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튜닝(맞춤)’상품 등장=이미 일부 카드사들은 고객이 할인 혹은 적립처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DIY형 등 맞춤형 카드들을 출시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신한은행의 ‘하이나노카드’는 고객이 포인트 적립처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함으로써 도입 1년간 1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비씨카드는 지난 2008년 중국 유학생에게 유용한 `중국통(通)체크카드'를 출시해 지난 3월 기준 약 110만장이 판매됐다.

하나SK카드는 SK텔레콤 고객 대상으로 모바일겸용 터치(TOUCH) 시리즈 카드를 발급하며 모바일카드 시장을 선점해가고 있다.

"틀 깨야 산다"…카드도 개성시대


최근에도 이러한 맞춤형 카드 상품 출시 바람은 이어지고 있다. 롯데카드는 올 초 가맹점과 업종 구분 없이 건당 결제금액에 따라 최대 2%의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롯데멤버스 제휴사를 이용할 때에는 0.5~3%의 롯데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해주는 '롯데VEEX카드'를 선보였다.


외환은행은 최근 다양한 항공사를 통해 자유롭게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외환 크로스마일(Crossmile) 카드'를 출시했다.

맞춤 상품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아예 소비자가 직접 카드 설계에 참여하는 프로젝트도 진행돼 눈길을 끈다.

하나SK카드는 '고객 참여형 상품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하고, 1단계로 오는 13일까지 아이디어를 접수한 후 5월31일까지 상품 구체화 및 발전단계(2단계)를 거쳐, 오는 7월 실제로 ‘고객이 만드는 카드’를 탄생시킬 예정이다.

◇카드모집인도 경쟁력 필요=이러한 맞춤형 카드의 대중화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개성과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개인화와 부가서비스의 차별화가 경쟁력의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카드모집인은 보험설계사처럼 고객이 필요한 부가서비스를 잘 조합해 맞춤형 상품을 제시하는 것이 일순위 역할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최근 카드사마다 정도영업을 외치고 있지만, 카드모집인에게 '불법영업을 하지마라'는 제재보다는 더 많은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실효성 있는 예방교육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통신사들이 홈페이지에서 소비자 개인에게 가장 유리한 휴대폰 요금을 제시하듯 카드사들도 몇가지 조건을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가장 유리한 카드상품을 추천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주요 교통수단, 주요 쇼핑처 및 이용액, 통신 이용액, 취미 등을 입력하면 받고 싶은 혜택 순(마일리지, 할인, 포인트 적립)으로 추천해주는 식이다.

◇모바일금융 확대···모바일카드 시장도 활짝=스마트폰의 빠른 보급에 힘입어 모바일금융이 확대되면서 20~30대 위주로는 모바일카드가 빠른 속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틀 깨야 산다"…카드도 개성시대
실제로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스마트폰 사용자가 전년대비 약 10배 증가하면서 모바일카드 등 모바일금융 사용자수는 전년대비 41% 증가한 157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모바일금융 사용자는 전체 휴대폰 사용자의 29%에 이를 정도로 이미 대중화 단계를 넘어섰고 컴퓨터 앞이 아닌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용하는 모바일결제서비스도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주요 선진국들은 사용자 규모가 전체 인구의 약 25%에 도달하면 대중화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에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또 인터넷뱅킹용 공인인증서 발급건수는 2000만개를 돌파했다. 모바일뱅킹 이용금액(자금이체금액)은 5860억원, 스마트폰 기반 이용액은 218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남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시간과 노력을 절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모바일뱅킹의 사용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기술수용기간의 단축으로 모바일 카드와 비접촉 지불결제영역의 대중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틀 깨야 산다"…카드도 개성시대
다만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프라(결제단말기 등) 투자 주체가 여전히 모호해 NFC(휴대전화를 갖다 대기만 하면 각종 결제·출입 확인 등이 가능한 서비스) 기반의 결제환경 조성이 1~2년내에 급속한 확산을 보이기는 힘들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물론 인프라만 구축되고 해킹과 사이버범죄 등에 대처할 수 있는 보안서비스만 갖춰지면 모바일카드 결제시장이 봇물 터지듯 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BC카드와 하나SK카드 등 통신업체가 대주주인 회사들의 등장과 서비스 경쟁은 모바일 카드 대중화와 보안 의식 확충의 기반이 마련될 수 있는 전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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