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재보선]노무현 前대통령 고향서 넘어진 유시민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1.04.27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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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을 참여당 이봉수 후보, 김태호 후보에 패배… 총선·대선 입지 악영향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27일 김해 이봉수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27일 김해 이봉수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김해에서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27일 경남 김해을 보궐선거의 참여당 후보는 이봉수였지만 사실상 '김태호 대 유시민' 구도였다는 것이 정치권의 지배적 평가다.

그러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에서 한나라당에 무릎 꿇으면서 '친노(親盧) 적자' 브랜드에 손상을 입은 것은 물론 내년 총·대선에서도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전망이다.



야권의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유 대표는 친노그룹의 분열을 초래한 '공적'으로 지목됐다. 민주당 후보로 거의 낙점됐던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의 불출마를 종용한 것이 유 대표라는 일각의 주장이 빠르게 퍼지면서 민주개혁 진영의 거센 비판을 감당해야 했다.

민주당과의 단일화 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가 내놓은 '국민참여경선 50%, 여론조사 경선 50% 수용' 중재안을 거부하고 '여론조사 100%'를 끝까지 고집하면서 "몽니를 부린다"며 "야권연대 정신을 배반했다"는 원색적인 비판에도 직면했다. 유 대표는 또 "민주당이 다수당의 횡포를 부린다", "순천 무공천 양보도 무의미한 일이다"라고 비판하면서 민주당의 공분을 샀다.



그러나 거센 비난을 뚫고 만들어낸 이 후보가 패배하면서 유 대표는 이빨을 드러낸 정적들 앞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지게 됐다. 제1야당 후보가 민감한 '룰'을 수용하며 양보까지 했는데 패배하면서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됐다.

그토록 원하던 원내 입성과 영남 거점 확보라는 목표마저 물거품이 됐다. 또 내년 총선에서 야권연대가 논의될 경우 민주당과의 지분협상에서도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 대표의 차기 대선후보 가도에도 암초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 대표는 지난해 경기도지사에 선거에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한 후 '확장성 한계'를 지적받았다. 영남에서의 승리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이었지만 또 한 번 패배하면서 '확장성 한계'라는 지적은 떼어 내기 어려운 '꼬리표'로 남을 전망이다.


참여당 관계자는 "당에게 이번 선거는 사활을 거는 계기였지만 유 대표 개인으로서도 이번 선거는 큰 의미가 있었다"며 "이번 선거는 당과 유 대표 모두에게 뼈아픈 결과"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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