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재보선]김태호, '盧고향'서 화려하게 부활

머니투데이 김선주 기자 2011.04.27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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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 낙마 딛고 '경남 김해을'서 야권단일후보 제쳐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부활했다. 국무총리 낙마자란 불명예를 딛고 정치적 고향인 국회로 돌아오면서 재기의 발판을 다졌다.

김 전 지사는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확정된 지난 12일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에게 뒤져왔다. 꾸준히 40~46% 대의 지지율을 확보한 이 후보에게 최소 3.9%p에서 최대 7.9%p 차이로 밀려왔다.

막판 역전극이 가능했던 이유는 전국적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큰 인물론'이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오랜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정파를 떠나 지역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도 표심을 움직였다.



김 전 지사는 '도의원→ 군수→ 도지사→ 총리 후보자'로 승승장구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낙마하긴 했지만 김종필(JP) 전 총리 이후 39년 만의 40대 총리로 각광받았다.

특유의 친화력도 경남 거창 출신이란 약점을 극복하게 했다. 연장자에게 무조건 '아버님'이나 '형님'이라 부르는 그는 정치권 마당발로 유명하다. 경남도지사를 두 차례 역임하며 쌓아 놓은 지역 기반이 아직 허물어지지 않은데다 여당의 조직력이 합쳐진 점도 승리의 원인 중 하나다.



선거 막판 불거진 이재오 특임장관의 관권선거 논란에 직접 휘말리지 않은 점도 '네거티브' 난타전에서 살아남은 이유다.

그러나 또 다시 '박근혜 대항마'로 화려하게 비상할 지는 미지수다. '박연차 게이트'에 발목 잡혀 총리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게 대권 레이스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여권의 차기 잠룡으로 점 찍혔던 인물인 만큼 총선을 앞두고 좌불안석인 당에서 무게감 있는 행보를 보이리란 예측은 가능하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여의도 정치'의 생리를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갈림길에서 도박을 해 온 승부사 기질도 자산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낙선할 경우 정치적 재기의 기회를 영영 잃을 수 있는데도 당의 부름에 정치생명을 걸어 존재감을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게다가 김해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야권의 성지인 터라 야권단일후보가 나서면 승리도 장담할 수 없었다. 김 지사의 향후 행보에 여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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