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지사는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확정된 지난 12일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에게 뒤져왔다. 꾸준히 40~46% 대의 지지율을 확보한 이 후보에게 최소 3.9%p에서 최대 7.9%p 차이로 밀려왔다.
막판 역전극이 가능했던 이유는 전국적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큰 인물론'이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오랜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정파를 떠나 지역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도 표심을 움직였다.
특유의 친화력도 경남 거창 출신이란 약점을 극복하게 했다. 연장자에게 무조건 '아버님'이나 '형님'이라 부르는 그는 정치권 마당발로 유명하다. 경남도지사를 두 차례 역임하며 쌓아 놓은 지역 기반이 아직 허물어지지 않은데다 여당의 조직력이 합쳐진 점도 승리의 원인 중 하나다.
그러나 또 다시 '박근혜 대항마'로 화려하게 비상할 지는 미지수다. '박연차 게이트'에 발목 잡혀 총리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게 대권 레이스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여권의 차기 잠룡으로 점 찍혔던 인물인 만큼 총선을 앞두고 좌불안석인 당에서 무게감 있는 행보를 보이리란 예측은 가능하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여의도 정치'의 생리를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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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갈림길에서 도박을 해 온 승부사 기질도 자산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낙선할 경우 정치적 재기의 기회를 영영 잃을 수 있는데도 당의 부름에 정치생명을 걸어 존재감을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게다가 김해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야권의 성지인 터라 야권단일후보가 나서면 승리도 장담할 수 없었다. 김 지사의 향후 행보에 여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