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멜라민 아이스크림' 주의보.. 멜라민 악령 재등장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기자 2011.04.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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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오 차이나]충칭에서 멜라민 성분 초과 분유 26t 압수

‘보디 빌딩 돼지’와 ‘염색 만두’, ‘파라핀 국수’ 등 유해식품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년 전 어린이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멜라민 분유’ 악령이 중국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충칭(重慶)경찰은 최근 멜라민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멜라민 분유’ 26t을 압수했다고 신화왕이 26일 보도했다. 멜라민 성분이 들어간 이 분유는 어린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원료로 이용되고 있어 2년여 전 어린이 6명이 죽고 30여명이 아팠던 ‘멜라민 공포’가 재현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멜라민 성분이 기준을 초과한 ‘멜라민 분유’는 t당 가격이 2만 위안(340만원)으로 정상제품보다 1만위안정도 싸기 때문에 ‘저가공세’가 지속적으로 어린이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충칭경찰에 따르면 ‘멜라민 분유’는 상표와 생산지 생산일자 등이 전혀 표기돼 있지 않은 백색포대로 포장돼 있지만 2009년 5월 내몽고지역에서 만들어졌다. 이어 허난(河南)성 루허시 있는 시장의 한 창고에 보관되다가 1년 뒤인 올 3월에 충칭지시따식품으로 넘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1년5개월 동안 1000km가 넘는 ‘장정(長征)'을 거치며 '멜라민 세탁’을 시도한 셈이다.



다행히 충칭지시따식품이 이 멜라민 분유로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직전에 적발돼 압수됐다. 하지만 멜라민 분유는 이것 외에도 상당수가 만들어져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소비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것은 충칭시에서 멜라민 분유 외에도 다수의 유해식품이 적발됐다는 사실이다.

충칭시에 있는 더칭(德靑)생물연구소에서 생산된 ‘노화방지 정맥주사제’와 ‘IMF노화방지1호 주사제’는 약품인가 번호도 없이 ‘응급처치약’으로 둔갑해 팔리다 66t이 압수됐다.


충칭시의 ‘쳰자오(千驕)조미료’ 공장에 쌓여있던 자장과 고추기름에서는 인체에 해로운 로다민B(형광 염료의 일종)가 발견돼 압수됐다. 이 공장에서는 청두(成都)에서 이런 종류의 자장을 17t이나 사들여 조미료 공장에 팔아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로다민B는 피부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칭신천가스(주)는 2만여t의 공업용 이산화탄소를 구입해 가정용 음료수와 맥주회사 등에 팔았다. 공업용 이산화탄소를 첨가해 만든 맥주와 음료수를 마시면 두통과 어지럼, 이명(耳鳴)을 유발하며 심할 경우 혼수상태와 동공확대 대소변실금은 물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

충칭시는 유해식품을 근절하기 위해 경찰 위생국 식품의약안전국 농림수산부 등과 합동으로 ‘연합부대’를 편성해 ‘정보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유해 첨가제를 넣은 불량유해식품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은 저가공세의 압력이 크기 때문이다.

가짜약인 ‘IMF노화방지1호주사제’는 대리점에서 10개당 450위안에 팔리는 데 소매점에서는 1250위안으로 뛴다. 병원에서는 이것이 5600위안까지 뛰어오른다. 소매가는 대리점가격의 2.8배, 병원가격은 소매가격의 4.9배나 뛰는 것이다.

반면 단속에 걸리더라도 처벌은 그다지 강력하지 않은 실정이다. 왕리쥔(王立軍) 충칭시 공안국장은 “현행법으로는 유해식품을 만들고 판 사람을 적발하더라도 강력하게 처벌할 규정이 마땅치 않다”며 “유해식품을 근절하기 위해선 국가가 식품의약안전범죄법과 형법 등을 개정해 유해식품을 만들고 유통시키다 걸리면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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