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화로 인한 창의성과 활력 저하, 동반성장 철학 부족 등 우리 대기업들이 지닌 한계가 미래 국가 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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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은 26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 3차 미래와 금융 정책토론회'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및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정책 건의안을 발표했다.
곽 위원장은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필요한 이유로 대기업의 거대한 관료주의를 견제하고, 취약한 시장의 공적 기능을 북돋을 수 있는 촉진자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대 중소기업 동반성장, 대기업의 중소기업 영역 침해 등의 문제를 푸는데도 정부의 직접 개입이 아닌 공적 연기금이 보유한 주주권 행사가 더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곽 위원장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대가 예견되는데도 기존 휴대폰 시장에 안주하다가 아이폰 쇼크에 당황해야 했다"며 "국내 인재와 자원이 집중되는 대기업이 미래 먹거리가 될 새로운 분야의 개발이나 동반성장에 미온적인 것이 합당한 것인지 국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 위원장은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연기금이 그동안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이 삼성생명(4월 현재 7.45%)에 이어 두번째(5.00%)로 이건희 회장 지분(3.38%) 보다도 많다"며 "하지만 기존 사업 아이템에 안주하려는 경영진들에 대한 견제와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해왔는지 매우 의문시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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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POSCO, KT 등 오너십이 부족한 대기업들에 대해서도 방만한 사업확장 등으로 주주 가치가 침해되고 국민경제에 역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곽 위원장은 시장의 공적 기능과 관련해서도 "미국 등 선진 경제는 민간 부문이 크게 성장하면서 시장의 공적 기능을 적극 강조하고 있지만 우리는 성실 납세, 동반성장 등이 취약해 정부의 요구가 있어야 마지못해 움직이고 있다"며 "거대 권력이 된 대기업을 견제할 효과적인 수단으로 자본주의 원칙에 입각한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가장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곽 위원장은 이러한 '연기금 역할론'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국민연금의 내부역량 강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하며, 관치논쟁 등을 방지하기 위한 기금운용의 투명성, 독립성 확보가 필수적인 과제라고 밝혔다.
곽 위원장은 "공적 연기금이 주주로서 기업 경영을 감시하는 것은 성숙한 자본주의 시장 경제로 발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회적 자본을 확충하는 길"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기관투자자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를 높여가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