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 고지 등정! 개미들이 몰려온다

머니투데이 임상연,김성호 기자 2011.04.2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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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시대]신규계좌·신용거래·고계예탁금 급증…과열 우려 목소리도

#"요즘은 펀드 가입보다 주식계좌 개설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고객들이 훨씬 많습니다. 증시가 최고치를 기록 중이지만, 추가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A증권사 영업지점 직원)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고객들의 신용거래도 부쩍 늘어났습니다. 심지어 주식담보 대출을 신청하는 고객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주식투자가 대세는 대세인 모양입니다".(K증권사 영업직원)



코스피가 220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증권사 영업지점은 주식 계좌를 개설과 투자상담을 위해 찾는 개인투자자들이 부쩍 늘었고, 주식을 매매하기 위해 맡긴 예탁금과 증권사로부터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미수금도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위축과 저금리 기조로 인해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투자메리트가 높아진데다, 최근 지수까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개인들의 투심을 자극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주식투자 해볼까"…신규계좌 수 급증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인들의 주식거래를 위한 신규계좌 개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키움증권의 경우 작년까지 매월 일평균 600~900개가량 개설되던 신규 주식계좌가 올해 들어 일평균 1000개를 넘어서더니, 이달 들어선 1160개까지 늘어났다.

동양종금증권도 작년 월 일평균 600~650개에 달하던 신규계좌가 올해 1월 860개로 껑충 뛰더니 최근 들어선 평균 700개를 유지하고 있고 삼성증권은 작년 하반기 200~300개였던 신규계좌가 올해 400개에 달하고 있다.

또, 현대증권은 100~200개에 머물던 신규계좌가 최근 300개까지 늘었으며, 대우증권도 올해 들어 330개 달하던 신규계좌가 이달 들어 700개로 급증했다.

신규계좌 뿐만 아니라, 실제 주식거래가 일어나는 활동계좌도 부쩍 늘어났다. 지난 19일 현재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180억8300만5000개로, 작년 말 175억8241만2000보다 2.8% 증가했다.

2200 고지 등정! 개미들이 몰려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주식거래를 위해 신규 계좌 개설뿐 아니라 한 동안 거래가 없었던 계좌들에서도 거래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며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도 증시가 조정 없이 크게 오르자 관망하던 개인들도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신용거래 사상 최고치…종목별 수익률은 제각각

개인들의 주식투자 열기는 최근 신용거래금액과 예탁금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신용거래금액은 6조6081억4500만원(코스피+코스닥)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대지진 이후 5조원 대에 머물러 있던 신용융자금액은 지난달 28일 6조원 대에 재진입한 이후 꾸준히 금액을 늘려가고 있다.

신용거래 종목들은 최근 업황에서 말해주듯 정보기술(IT), 정유, 철강주에 집중됐다.
지난 20일 기준 최근 한 달 새 신용거래금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SK이노베이션 (105,700원 ▼2,400 -2.22%)으로 397억5100만원이 늘어났으며, S-Oil (69,300원 ▼1,500 -2.12%), 호남석유 (117,400원 ▼4,300 -3.53%)도 각각 343억2200만원, 338억3000만원이 증가했다.

또, POSCO (393,500원 ▼7,500 -1.87%)(295억7700만원), 삼성전자 (78,400원 ▼500 -0.63%)(288억7300만원), LG전자 (96,500원 ▼1,000 -1.03%)(252억8200만원) 등도 신용거래금액 증가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수익률은 제각각이다. SK이노베이션의 최근 한 달 주가 상승률은 8.1%로, 한 달 전 증권사로부터 신용융자를 받아 SK이노베이션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짭짤한 재미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POSCO는 같은 기간 -3.7%을 기록하며 상반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2200 고지 등정! 개미들이 몰려온다
고객예탁금 역시 지난 20일 현재 17조4314억6800만원(코스피+코스닥)으로 역대 최고치다. 고객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매매하기 위해 증권사에 맡긴 돈으로, 금액이 큰 만큼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도 많아졌다고 생각하면 된다.

줄곧 15조원대를 유지해 오던 고객예탁금은 코스피가 2110선에 안착한 이달 4일부터 16조원대로 늘어나더니 2140선을 돌파한 14일부터 17조원대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고점보단 상승에 무게?'…중장기적 관점서 투자할 시기"

개인투자자들이 뒤늦게 증시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장 분위기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현시점에서 신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자칫 조정으로 인한 투자손실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현 지수대에서 개인들이 투자하기에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신규 주식투자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 본부장은 "현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최근 과열이 끝을 말하는 것은 아닌 만큼 투자부담이 크지 않지만 신규로 주식을 사는 것은 다르다"며 "아쉽더라도 시장추이를 살핀 후 추후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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